"세월호 기억공간 철거 강행"…민변, 인권위에 긴급구제 신청

2021-07-24 14:03
철거 중단·철거계획 재검토 등 후속 계획 수립 권고 요청

23일 오후 서울시청 앞에서 열린 '세월호 기억공간 철거 반대' 4·16시민동포가족공동행동 공동성명 발표 기자회견에서 유경근 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 집행위원장이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시가 광화문광장에 설치된 '세월호 기억공간' 물품을 일방적으로 철거하려고 시도해 유가족과 대치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국가인권위원회에 긴급구제 신청이 접수됐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은 24일 인권위에 인권침해 진정·긴급구제 신청서를 제출했다.

피진정인은 오세훈 서울특별시장, 피해자는 세월호참사 피해자와 4·16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 및 안전사회 건설을 위한 피해자 가족 협의회·철거를 반대하는 성명불상시민 등이다.

민변은 전시공간 철거 중단을 권고하고 철거 계획을 재검토하며, 세월호참사 피해자들과 논의해 시설의 재설치 방안 등 후속계획을 수립·진행할 것을 권고해달라고 요청했다.

민변은 "서울시의 기억공간 철거 강행은 국제인권법상 퇴행 금지의 원칙,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가 인권의 적극적 보장을 위해 부담하는 최소한의 의무와 적법절차 원칙을 위반해 피해자와 시민의 기억과 추모의 권리를 침해하는 행위"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적법한 계고 절차가 아닌 구두 통보와 구체적인 이행 기간·방법을 알 수 없는 공문으로 철거 강행 의사를 밝혀 최소한의 절차조차 준수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앞서 서울시는 지난 5일 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와 4월16일의약속국민연대에 25일까지 세월호 기억공간에 있는 사진과 물품 철수를 요청하고, 26일 건물을 철거할 것이라고 통보했다.

서울시는 전날 오후 공무원 10여명을 보냈고, 유가족들과 1시간 20분가량 대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