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생활건강, 중국발 럭셔리의 힘…불황 속 상반기 최대 실적
2021-07-23 06:41
22일 LG생활건강은 상반기 매출 4조581억원, 영업이익 7063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각각 전년동기 대비 10.3%, 10.9% 증가해 상반기 기준으로 매출과 이익 모두 역대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LG생활건강 측은 "중국 시장에서 럭셔리 화장품 브랜드의 선전이 성장세를 견인했다"고 밝혔다. 중국은 지난해 하반기 코로나19 종식을 선언한 뒤 국내 시장 대비 소비심리가 살아났고, 건강에 대한 관심이 커지며 고가 라인의 화장품 수요가 더 높아졌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LG생활건강의 화장품은 생활용품·음료와 함께 3대 사업군 중에서 2조9111억원의 매출을 올려 전체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영업이익은 5732억원으로, 전체 영업익에서 비중이 80%를 웃돈다.
화장품 중에서도 중국향 직접 매출 비중은 올 상반기 기준 25.9%로 추정된다. 중국인이 면세채널 매출액의 대부분을 차지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면세점 매출과 중국 직접 매출을 합산한 중국 노출도는 60% 이상인 것으로 나타난다.
LG생활건강의 럭셔리 화장품 비중은 2015년 61%, 2020년 80.9%, 올 1분기에는 무려 85.2%까지 올랐다. 특히 대표 브랜드 '후'가 견조한 매출을 견인했다. 후는 중국 직접 매출의 80%, 면세점의 90%를 차지하는 LG생활건강 핵심 브랜드다. 올 상반기 후의 매출은 전년동기 대비 40%, 오휘는 31% 성장했다.
LG생활건강 관계자는 "중국의 대규모 온라인 세일행사인 지난 6·18 행사에서 후, 숨, 오휘, 빌리프, VDL, CNP 등 주요 럭셔리 화장품 브랜드의 매출이 전년 대비 70% 성장하며 현지 고객들의 높은 수요를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LG생활건강은 럭셔리 화장품을 뒷받침해줄 기능성 화장품 포트폴리오 확충에 장기간 힘쓰고 있다. 2014년 CNP코스메틱 인수 이후 '피지오겔 아시아·북미 사업권' 인수가 그 일환이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 더미 화장품 시장은 지난해 8억7000만원으로 추정되며, 코로나19 영향에도 전년 동기 대비 6% 성장했다. LG생활건강은 지난해 더마 화장품 시장 점유율 18%로 에스티로더를 잇는 2위 주자다. 피지오겔은 올 1분기부터 중국을 포함한 해외 유통을 시작했다.
박은정 유안타증권 애널리스트는 "기능성이 강조된 더마 카테고리와 중국에 집중된 사업구조를 균형 있게 가져가기 위한 ex-China 사업역량을 통해 외형 성장을 추구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2019년 인수한 뉴 에이본(New Avon)을 통해 미국 사업 확장을 위한 토대를 마련했으며 하반기 마스크 착용 생활화로 민감해진 피부 케어를 위한 더마화장품 수요가 본격 개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샴푸·치약·세제 등 생활용품 사업군의 상반기 매출은 전년동기 대비 8.0% 증가한 1조169억원, 영업이익은 2.7% 감소한 1250억원을 달성했다. 자연퐁·피지 등 주력 브랜드의 신제품 출시와 해외사업 확장에 힘입어 매출은 신장했지만, 지난해 급증했던 위생용품 수요가 올해 상반기에는 현저하게 줄어들면서 영업이익이 소폭 감소했다.
음료 사업군 상반기 매출은 전년동기 대비 2.5% 증가한 7668억원, 영업이익은 0.7% 감소한 1080억원을 기록했다. '코카콜라', '파워에이드' 등 주요 브랜드가 매출 성장을 견인했지만 국내 최대 캔 생산업체 화재로 장기간 생산이 중단되면서 캔 가격 상승이 지속되고, 페트병 원재료 가격이 상승하는 등 원부자재 가격 압박으로 수익성 개선은 어려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