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코로나19 이후 노동시장, '자동화·고용집중·장기실업' 3대 악재"

2021-07-21 12:09
21일 BOK보고서 통해 '고용 회복세 불구 중장기적 악영향 가능성' 언급
"자동화 고위험 직업군 '일자리 이동' 지원, 중소기업 채용 확대 힘써야"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의 고용회복세에도 불구하고 자동화 고위험 직업군의 고용부진, 고용집중도 상승, 실업의 장기화 등 3대 악재가 국내 노동시장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다. 

21일 한국은행은 이날 발표한 BOK이슈노트(코로나19의 상흔:노동시장의 3가지 이슈)를 통해 "우리나라 노동시장은 올해 2월 이후 완만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으나 코로나 이전과는 확연히 다른 코로나19의 상흔이 공존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첫번째 노동시장 이슈로 '자동화 가속화'가 거론됐다. 현재 자동화 확률이 70% 이상인 직업을 자동화 가능성이 큰 직업군으로 분류하는데 실제 코로나19 이후 대면서비스업을 중심으로 '자동화 고위험 직업군'의 고용이 큰 폭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은 측은 "대면서비스업 가운데서도 자동화 저위험 직업군의 취업자 증감율(2017년 4월-2020년 10월)은 2.4% 감소에 그쳤으나 같은 기간 고위험 직업군은 10.8%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대면서비스업에 종사중인 자동화 고위험 직업군은 이미 지난 2018년부터 취업자 수가 감소하고 있던 데다 코로나19의 고용 충격으로 일자리가 로봇으로 대체될 가능성이 작지 않다는 것이다.

소수 대기업 중심의 고용집중도 상승 역시 고용시장에 있어 악재가 될 것으로 관측됐다. 코로나19 이후 300인 이상 대기업 등 사업체의 고용은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 반면 300명 미만 사업체 등 중소기업 고용은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고용의 집중 정도를 나타내는 고용 허핀달-허쉬만 지수(고용 HHI)를 보면 지난해 상승폭이 전년도의 1.9배 까지 치솟았다.

이같은 고용집중도 상승은 고용증가율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쳐 고용회복을 제약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한은 분석이다. 한은 측은 "고용이 소수기업에 집중되면 규모의 경제 등 영향으로 신규기업의 진입이 쉽지 않아 고용창출이 저하되는 경향을 보인다"면서 "실증 분석 결과 고용 HHI가 10% 상승할 경우 고용증가율은 평균 0.08%포인트 하락하는 것으로 추정됐다"고 밝혔다.

아울러 실업의 장기화 역시 고용시장에서 부정적인 영향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구직기간 4개월 이상인 장기실업자는 전년 동기 대비 월 평균 4만9000여명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6월 기준 단기실업자는 15.5% 감소한 반면 장기실업자 규모는 26.4% 증가했다. 실업이 장기화될수록 구직단념자가 증가하고 이력현상에 따른 노동시장 재진입이 어려워져 고용 회복에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연구팀은 이같은 상황을 고려한 맞춤형 지원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은 관계자는 "자동화 고위험 직업군 종사자의 원활한 일자리 이동을 지원해 실업 충격을 최소화하고 구직 및 구인난 완화를 위해 중소기업 채용 확대에도 힘써야 한다"면서 "아울러 늘어난 장기실업자의 경력 공백을 단축시켜 이력현상을 최소화할 수 있는 정책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