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헝다 리스크' 덮친 은행주...中민생은행 직격탄
2021-07-21 10:39
'유동성 위기' 헝다에 최소 5조원 대출…민생은행 '직격탄'
"광대·중신·흥업···" '헝다 리스크' 떠안은 中은행권
'부동산 규제' 리스크까지···지속되는 헝다 '유동성 위기설'
"광대·중신·흥업···" '헝다 리스크' 떠안은 中은행권
'부동산 규제' 리스크까지···지속되는 헝다 '유동성 위기설'
중국 '부동산 재벌' 헝다그룹의 유동성 위기설에 은행권도 긴장하고 있다. 헝다의 유동성 위기에 따른 대규모 부실채권 리스크를 우려한 것이다.
◆ 헝다에 최소 5조원 대출···민생은행 '직격탄'
헝다그룹에 가장 많은 대출을 제공한 중국 민생은행이 직격탄을 맞을 가능성이 크다고 시장은 보고 있다. 홍콩 명보에 따르면 글로벌 투자은행 JP모건은 최근 보고서에서 "민생은행은 헝다에 가장 많은 돈을 빌려준 은행이자, 중국 부동산업종 대출 비중이 가장 높은 중국 본토 은행"이라고 진단했다.JP모건에 따르면 민생은행 총대출액 중 헝다가 차지하는 비중은 약 0.8%에 달한다. 지난해 말 기준 민생은행의 총대출액(3조8500억 위안)으로 계산하면 최소 300억 위안이 넘는 것으로 추산된다.
게다가 민생은행은 핵심 수익성 지표인 총자산순이익률(ROA, 세전 기준)도 본토은행 중 가장 낮다. JP모건은 만약 민생은행이 헝다에 빌려준 대출이 부실채권으로 전락하면 올해 전체 순익의 최대 절반을 갉아먹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는 가뜩이나 하락하는 주가에 부담이 될 수 있다. 상하이거래소에 상장된 민생은행 주가는 올 들어 20일까지 약 20% 하락한 상태다.
◆"광대·중신·흥업···" '헝다 리스크' 떠안은 中은행권
JP모건에 따르면 민생은행 이외에 광대은행, 중신은행, 푸둥발전은행, 흥업은행, 농업은행, 공상은행, 건설은행 등도 헝다그룹에 대출을 제공해 준 상황이다. 중국 은행권이 헝다 리스크를 간과할 수 없는 이유다.중국 금융당국도 이달 초 헝다그룹의 주요 거래은행에 부채 관련 스트레스테스트를 실시할 것을 지시했다고 블룸버그가 보도하기도 했다.
지난 13일 중국 장쑤성 우시시 중급인민법원은 헝다그룹과 자회사 은행예금 1억3200만 위안을 동결했는데, 이는 광파은행의 신청에 따른 것이었다. 앞서 광파은행은 헝다에 1억3200만 위안의 사업 자금을 대출해줬는데, 만기가 내년 3월까지임에도 불구하고 법적 수단을 동원해 미리 상환 자금을 확보한 것이다.
앞으로 광파은행처럼 미리 자금을 회수하려는 은행이 추가로 나타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 '부동산 규제' 리스크까지···지속되는 헝다 '유동성 위기설'
사실 헝다그룹 유동성 위기설은 지난해 말부터 돌았다. 중국 국무원 금융안정발전위원회까지 나서서 지난달 말 쉬자인 헝다그룹 회장을 소환해 부채 문제를 하루빨리 해결해 금융 리스크로 번지는 걸 예방하라고 경고했다고 한다.
최근 헝다그룹이 지난해 말까지 8700억 위안이 넘던 부채를 지난달 말 6700억 위안까지 줄였다고 발표했지만 헝다의 재무건전성을 둘러싼 시장의 우려는 수그러들지 않고 있는 모습이다.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와 피치는 이미 헝다그룹 채권 등급을 각각 'B2'와 'B'로 하향조정했다. 정크본드로 불리는 투자부적격 등급이다.
게다가 최근 중국 부동산 시장 과열을 억제하기 위한 강도높은 규제도 헝다의 발목을 잡고 있다.
지난 19일 저녁 후난성 샤오양시 주택건설국이 헝다의 2개 아파트 사업에 대한 사전 분양판매를 돌연 중단시킨 것. 헝다가 아파트 완공 전 분양 판매할 수는 있지만 판매대금을 전용계좌에 보관해야 하는 규정을 준수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다행히 헝다 측이 즉각 잘못을 시정해 분양판매는 중단 하루 만에 다시 허용됐지만, 부동산 규제 리스크는 여전히 존재한다.
분양판매 중단, 예금 동결 등 잇단 악재 여파로 지난 19, 20일 홍콩 증시에서 헝다 주가는 이틀에 걸쳐 모두 25% 폭락해 약 4년 만의 최저치로 곤두박질쳤다. 채권가격도 일제히 하락했다. 20일(현지시각) 2025년 만기 헝다 채권가격도 달러당 60센트 아래로 추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