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마이종목]"무디스 신용등급 강등에도..." 中헝다 회사채 가격 급등 이유

2021-07-02 10:13
피치 이어 무디스, 헝다 신용등급 강등 B1→ B2
헝다 회사채 가격 하락하긴 커녕 급증
쉬자인 회장의 中 7.1행사 참석 사진 덕분

 
※'중국 마이종목'은 주식시장에서 이슈가 되는 중국 종목을 소개하는 코너입니다. '마이'는 중국어로 '사다(買)'와 '팔다(賣)'를 모두 뜻하는 단어입니다. 영어로는 '나(My)'를 뜻하기도 하죠. 이 코너를 통해 아주경제 중국본부에서는 매일 독자들이 중국증시에서 궁금해할 만한 종목을 소개합니다. [편집자 주] 
 
 
중국 부동산 재벌 헝다(恒大)그룹(3333.HK)이 2주 사이에 두 곳의 신용평가사로부터 신용등급을 강등당했다. 피치에 이어 무디스도 지난 1일(현지시각) 헝다의 신용등급을 강등한 것이다. 그런데도 이날 헝다그룹 회사채 가격은 일제히 올랐다. 사진 한 장 덕분이다. 

홍콩 명보 등 언론에 따르면 무디스는 1일 헝다의 신용등급을 'B1'에서 'B2'로 한 단계 강등한다고 밝혔다.

무디스는 최근 헝다가 적극적으로 부채를 줄여 재무 건전성을 강화하곤 있지만, 단기간내 만기 도래하는 다량의 부채와 풋옵션부사채(사채권자가 만기 이전에 원금 상환을 요구할 수 있는 권리가 있는 채권)가 존재한다며 이는 헝다의 재무난을 가중시킬 것이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또 헝다가 부채를 줄이고는 있지만 지난해 말까지 외상매입금이 전년보다 14.1% 증가한 6220억 위안이었다고도 덧붙였다. 

하지만 무디스의 신용등급 강등에도 이날 헝다그룹 계열사 회사채 가격은 일제히 올랐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이날 헝다그룹의 2023년 만기 도래하는 회사채 '19헝다01''과 '20헝다02' 가격은 모두 급등했다. 

쉬자인 헝다그룹 회장이 1일 중국 공산당 창당 100주년 기념행사에 참석해 기념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제공=헝다그룹]


헝다 채권가격이 오른 건 쉬자인 헝다그룹 회장이 이날 열린 중국 공산당 창당 100주년 기념행사 때 톈안먼 성루에 찍은 기념사진 덕분이다. 블룸버그는 "이 행사에 초대됐다는 것은 (공산당이) 종종 기업인에게 호의를 보여준 것으로 여겨진다"고 진단했다. 특히 헝다그룹이 현재 막대한 부채로 당국의 감시망에 놓여있다는 것을 감안할 때 이 사진이 투자자들에게 어느 정도 안도감을 줬다고 분석했다. 

대니얼 판 블룸버그인텔리전스 애널리스트는 쉬 회장이 행사에 참석한 것은 "당국이 헝다그룹을 정조준하고 있다는 시장의 의구심을 깨뜨렸다"며 "헝다그룹이 채무 감축에 진전을 보이는 가운데 그의 행사 참석은 시장의 우려를 가라앉혔다"고 진단했다. 

헝다는 지난달 30일 부채를 6700억 위안까지 줄였다며, 이로써 6월말까지 중국 정부가 제시한 3개 레드라인 중 하나인 '6월 말까지 순부채율 100% 이하' 요구를 맞췄다고 했다. 

나머지 2개 레드라인은 △올해 말까지 유동부채 대비 현금성 자산을 1배 이상으로 늘리고 △내년 말까지 선수금 제외한 자산부채율을 70% 이하까지 낮추는 것이다. 

한편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도 지난달 22일(현지시각) 헝다그룹 신용등급을 'B+'에서 'B'로 한 단계 강등했다. 신용등급 전망도 ‘부정적’으로 제시했다. 신용등급 하향조정 이유에 대해 피치는 “헝다그룹의 사업 축소와 부채 줄이기 압박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을 반영한 것”이라며 “헝다가 계획대로 부채를 감축할 것으로 믿지만, 여전히 리스크가 존재해 중기적으로 사업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