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묘해진 투자 사기] 옵티머스·라임사태...피해복구는 "아직도 진행 중"

2021-07-21 08:00
"개인과 기관투자자 구별 없이 100% 보상돼야"

옵티머스자산운용 사태 핵심 인물인 김재현 대표에게 법원이 중형을 내렸다. [그래픽=연합뉴스]

 
옵티머스자산운용(옵티머스) 사태 관련 5명에게 총 51년 징역형과 벌금 14억원, 803억5000만원의 추징 명령이 내려졌다. 검찰은 선량한 시민들에게 막대한 피해를 발생시킨 피고인들에게 합당한 처벌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항소를 검토한다고 밝혔다. 

서울중앙지법 형사34부(허선아·류희상·신예슬 부장판사)는 20일 오후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사기 등 혐의로 기소된 김재현 옵티머스 대표에게 징역 25년과 벌금 5억원에 751억7500만원의 추징 명령을 선고했다. 

이날 옵티머스 2대 주주인 이동열씨도 징역 8년·벌금 3억원, 변호사 윤석호씨도 징역 8년·벌금 2억원, 송상희씨(50·여) 역시 징역 3년·벌금 1억원, 유현권씨도 징역 7년·벌금 3억원이 선고됐다. 추징금은 이씨만 51억7500만원이 추가됐다.

재판부는 이들의 범행을 '금융투자업 신의성실원칙'에 위반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자본시장법 제37조에 따르면, 금융투자업자는 금융투자업을 영위함에 있어서 정당한 사유 없이 투자자의 이익을 해하면서 자기가 이익을 얻거나 제3자가 이익을 얻도록 해서는 안 된다.

이들의 1심 선고가 끝났지만, 즉각 항소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서울중앙지검은 재판이 끝난 후 "항소를 검토할 것"이라고 입장을 냈다. 이들의 선고 형량이 검찰의 구형 형량과 차이가 크기 때문이다. 특히 검찰은 지난 결심공판에서 김 대표에게는 무기징역에 벌금 4조578억원과 추징금 1조4329억원을 구형했다.

법무부는 지난해 9월 미국에 체류 중인 이혁진 전 옵티머스 대표에 대해 범죄인 인도 청구를 했다. 그러나 10개월이 지나도 소식이 없다. 이 전 대표는 2009년 옵티머스 전신인 에스크베리타스자산운용을 설립했다. 그는 2017년 7월 대표직에서 물러났다. 이후 대표로 취임한 김 대표는 회사명을 '옵티머스자산운용'이라고 바꾸고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으로 받은 투자로 펀드 규모를 확장했다. 

옵티머스 사태란 옵티머스가 2017년쯤부터 투자자들에게 안정적인 채권에 투자한다고 속인 뒤 투자금을 모아, 부실기업 채권에 투자한 사모펀드 사기 사건이다. 피해액은 5600억원에 달한다. 금융업계에서는 "라임자산운용 사태는 처음에는 그럴 의도가 아니었는데 수렁에 빠진 거라면, 옵티머스는 처음부터 투자자들에게 기망을 한 것"이라고 평가한다. 
 

지난 4월 26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경기도 수원남부경찰서 유치장에서 나오는 김봉현 전 회장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같은 날 라임 사태 핵심 인물인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보석으로 석방됐다. 라임 사태는 라임이 모펀드 4개·자펀드 173개에 환매중단을 선언하면서 폰지사기와 수익률 조작, 불완전판매 등 불법 행위에 연루됐다는 의혹이 나와 확산한 사태를 말한다. 
 
서울남부지법 형사13부(재판장 이상주)는 "증인이 수십명에 이르러 상당한 기간이 필요하고 피고인의 방어권을 보장해야 한다"며 김 전 회장의 보석 청구를 받아들였다. 재판부는 보석 조건으로 전자장치 부착, 참고인·증인 접촉 금지, 보증금 3억원, 주거 제한 등을 걸었다. 김 전 회장은 보석 과정에서 증거인멸을 하지 않겠다는 서약서도 법원에 냈다.
 
1조원대에 달하는 피해복구는 언제쯤
이번 대규모 사모펀드 사기 사건이 끝나지 않는 이유는 피해 복구가 진행 중이기 때문이다. 이날 1심 선고가 난 옵티머스 펀드 환매중단 사태는 검찰 수사에서 확인된 피해자만 3200명이 넘는다. 이 가운데는 법인과 단체도 있어, 실제 피해를 본 이들은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아직 변제되지 않은 피해 금액은 5542억원에 달한다.

서울중앙지법 형사34부 재판부는 이들 범행에 "사모펀드 시장을 크게 위축시키는 결과가 발생했다"고 "피해 금액이 얼마나 회수될지도 불분명하다"고 지적했다.

옵티머스 펀드 주요 판매사 대부분은 개인투자자에게는 100% 보상이 끝났다고 말한다. NH투자증권은 펀드 전체 비율 중 84%인 4327억원을 팔았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아주경제와의 통화에서 "일반 투자자 총 831명에게 2780억원을 반환했다"고 전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옵티머스 펀드뿐 아니라 라임 피해액도 다 보상했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개인 투자자는 지난해부터 90% 보상을 진행해 올해 보상을 마쳤다"고 말했다. 옵티머스 펀드를 가장 적은 비중으로 판매한 대신증권 관계자는 "옵티머스 펀드 판매는 전문 투자자들만 이뤄졌다"며 "전문 투자자들은 보상 대상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투자 손실 보상에 개인과 기관 분리는 모순"
문제는 개인투자자들은 보상을 받았지만 기관투자자의 보상이 끝나지 않았다는 것이다. 김정철 법무법인 우리 변호사는 "자본시장법에서 기관이나 법인은 손실 보상 대상에서 제외한다"며 "이런(옵티머스 펀드 사기) 불완전 판매는 차등 보상을 두는 게 맞다"고 비판했다.
 
다만 "아무리 전문 투자자라 해도 공공기관 매출채권에 투자한다는 걸 믿을 수밖에 없었다"며 "판매사들도 속았다고 하는데, 실제 이들도 속은 거라고 볼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기관투자자라고 해도 작은 규모의 기관도 꽤 되는데 이들조차 100% 배상에서 제외했다"고 꼬집었다.

옵티머스나 라임이나 범죄 행위자가 사기 의사를 논하기에 앞서 투자자들에게 피해가 간 것은 사실이란 점도 지적했다. 김 변호사는 "처음부터 사기 의사가 있었든 아니든, 투자자들에게 판단 착오를 일으킨 것은 명백하다"며 "개인과 기관을 가리지 않고 100% 보상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