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억개 수입해도 안 떨어지는 계란 가격… 7000원대 중반 제자리걸음

2021-07-18 13:52

서울시내 한 대형마트에 계란 상품들이 진열돼 있다. [사진=연합뉴스]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잠잠해지고 정부가 2억개에 달하는 계란을 수입했지만 계란 가격은 여전히 7000원대 중반에서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18일 축산물품질평가원 축산유통정보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지난 16일 계란 한 판(특란 30개)의 소비자가격은 7531원이었다.

지난해 11월 고병원성 AI 확진 판정이 나온 이후 5000원대 중반이었던 계란 가격은 빠르게 상승해 지난 2월 15일 7821원까지 치솟았다.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의 올해 상반기 계란 물가 상승률은 38.9%로 2017년 이후 4년 만에 최대를 기록했다.

이에 정부는 신선란과 계란 가공품에 한시적으로 관세를 면제해주는 등 가격 안정 대책을 내놨지만 한번 오른 계란 가격은 좀처럼 잡히지 않고 있다.

계란 가격을 끌어올린 가장 큰 요인인 고병원성 AI는 지난 4월 이후 더 발생하지 않았지만 산란계를 대규모로 살처분한 상황에서 코로나19로 집밥을 많이 먹으면서 계란 수요가 증가했기 때문이다.

정부가 상반기에만 2억개가 넘는 계란을 수입했으나 여전히 공급이 수요를 못 따라오는 데다가 소비자가 국내산 계란을 선호하면서 가격 안정 성과를 내지 못했다.

다만 하반기에는 산란계 사육 마릿수가 평년 수준을 웃돌면서 점차 계란 가격이 안정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산하 농촌관측본부는 지난달 내놓은 '산란계 관측' 자료에서 지난 6월 산란계 사육 마릿수는 7023만마리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6.3% 적지만, 평년보다는 1.9% 늘었다고 밝혔다.

오는 9월 산란계 사육 마릿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는 0.5% 줄고, 평년보다는 4.0%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계란 생산량은 지난달 1일 기준 4050만개로 5월보다 3.0% 증가했고, 이달은 4299만개, 다음달은 4441만개로 늘어나겠다고 전망했다.

농업관측본부는 "계란 생산에 가담하는 산란계 마릿수는 계속 증가할 전망"이라며 "조기 공급 회복을 위해 계획적인 입식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