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코로나 대유행 막지 못해 죄송...방역에 정치적 판단 개입 말라"

2021-07-16 12:09

오세훈 서울시장이 취임 100일을 맞은 16일 오전 서울시청 브리핑룸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대책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오세훈 서울시장이 16일 코로나19 4차 대유행과 관련해 "서울시민의 생명과 안전을 책임져야 할 방역의 총책임자로서 진심으로 죄송하다"고 밝혔다.

오 시장은 이날 서울시청에서 코로나19 관련 브리핑을 열고 "오랜 기간 시민들은 사회적 거리두기와 방역 조치로 극도의 불편함과 생활고를 겪으면서 방역에 협조해줬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도권을 중심으로 코로나19가 확산돼 무한한 책임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어 "코로나19 4차 유행으로 시민들에 불안감이 증폭되고 소상공인의 희생과 인내가 임계점에 도달하는 와중에 책임을 두고 가짜뉴스가 횡행하고 정치적 공방까지 일고 있어서 더욱 송구스러운 마음"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김도식 정무부시장의 코로나19 정부 책임론에 대한 발언도 사과했다. 오 시장은 "방역에 총력을 기울여도 모자라는 위기 상황에 공직자가 2인3각 경기를 해야 할 상대를 탓하는 것은 부적절한 언행으로 판단해 강하게 질책했다"며 "조직의 책임자로서 이 자리를 빌어 죄송하다고 말씀 드린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코로나19 방역에는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책임이 따로 있을 수 없다"면서 "다시 한 번 방역 전문가의 견해와 다른 정치 방역을 한 적은 없는지, 4차 유행 원인이 델타 변이에 대한 오판과 백신수급 문제에 있는 것은 아닌지 모두가 냉정하게 돌아볼 때"라고 강조했다.

오 시장은 "최근 서울에서는 500명대 이상 확진자가 발생하고 있고, 아직은 시민의 협조로 대응이 가능한 수준이지만 여기서 더 확진자가 증가하면 그 이후의 상황은 어려워질 것으로 판단된다"면서 "대통령 주재 수도권특별방역대책 회의에서 청년층 조기 접종을 위한 백신 추가 배정과 가벼운 증상, 무증상 환자를 대상으로 집단 면역이 이뤄지는 연말 상황 이후를 대비해 자가 치료를 시행할 수 있는 기준을 미리 마련해 달라고 건의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동안 백신 수급이 원활하지 않아 일률적 규제와 격리 위주의 방역에 치중해 왔지만 더이상은 국민 여러분께 희생과 인내를 요청 드릴 수 없고 이번 4차 대유행으로 그 한계 또한 절감하게 됐다"면서 "이번 대확산을 계기로 신중한 검토를 통해 다음 단계의 보다 실효적인 방역체계를 마련하겠다"고 했다.

서울형 상생방역이 코로나19 4차 대유행의 원인이 됐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서울형 상생방역이 실행된 적은 엄밀히 말해 '없다'"면서 "모든 방역대책은 중대본과 사전 협의를 거치고 합의를 통해 실행됐다. 서울이 별도로 독자적인 방역 체계를 마련하고 실행하는 일은 지금까지와 마찬가지로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울시가 집중적으로 추진한 자가검사키트의 부정확성에 대한 논란과 관련해서도 "방역은 과학의 영역인데 여기에 정치적 판단이 개입되면 왜곡될 수 있다"면서 "우리보다 앞서 방역에 성공한 나라들에서는 자가검사키트가 상용돼 왔고, 코로나19 극복에 광범위하게 이용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