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대한 대관식, 가벼운 왕관…에버콜라겐 첫날 67.5% 언더파

2021-07-15 20:39
KLPGA 에버콜라겐 퀸즈크라운
첫날 81명 언더파 올 시즌 최다
지난해 메이저 대회선 37명 나와
오버파는 단 21명, 왕관 무색해

내려가는 톱 플레이어들[사진=KLPGA 제공]


이번 주 일요일(18일) 초대 여왕의 성대한 대관식이 열린다. 왕좌는 화려하지만, 왕관은 가벼울 것으로 보인다.

2021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신생 대회 에버콜라겐 퀸즈크라운(상금 8억원·우승 상금 1억4400만원) 첫날 1라운드 경기가 15일 경기 양주시에 위치한 레이크우드 골프장(파72·6539야드)에서 열렸다.

주식회사 뉴트리는 올해 처음 자사 상표인 에버콜라겐을 내세워 대회를 개최했다. '여왕의 왕관'이라는 이름으로다.

대회 전부터 대행사(와우매니지먼트그룹)는 자체 기자회견을 열어 중세 시대 여왕의 대관식을 강조했다. 우승자는 왕관을 쓰고, 지팡이를 들고, 망토를 차고, 거대한 왕좌에 앉게 된다.

이날 왕좌에 앉기 위해 120명이 대회에 출전했다. 자격자는 115명, 추천자는 5명이다. 다른 대회에 비해 실력파 선수들(백규정, 구래현 등)이 추천돼 기대를 모았다.

대회 중 낙뢰 예보에 호른이 울렸다. 결국 선수들은 일몰로 1라운드를 마치지 못했다. 40여 명은 둘째 날 오전 잔여 경기를 치른다.

1라운드 순연 결과 순위표 맨 윗줄을 양분한 것은 이승연(23)과 박지영(25)이다. 이승연은 버디 8개, 보기 한 개를 엮어, 박지영은 보기 없이 버디만 7개를 낚아 7언더파 65타를 때렸다.

공교롭게도 두 선수 모두 무관이다. 1라운드 선전으로 생애 첫 우승에 한발 가까워졌다. 우승하면 초대 우승자 호칭도 받을 수 있다.

올해 우승한 선수 중에서는 곽보미(29)가 5언더파 67타 공동 4위로 체면치레를 했다.

왕관에 어울리는 선수들은 모두 10위 밖에 위치했다. 장하나(29)는 4언더파 68타 공동 14위, 올해 6승을 거둔 박민지(23)와 김해림(32)은 3언더파 69타 공동 24위, 박현경(21)은 1언더파 71타 공동 69위, 임진희(23)는 이븐파 72타 공동 82위에 이름을 올렸다.

두 홀을 남긴 지한솔(25)은 3언더파 공동 24위, 마찬가지로 두 홀을 남긴 이소미(22)는 이븐파 공동 82위에 멈춰있다.

현재 120명 중 81명이 언더파 스코어를 기록하는 중이다. 이대로 1라운드가 종료된다면 올 시즌 1라운드 최다 언더파로 기록된다.

올 시즌 지난 12개 대회(두산 매치플레이 챔피언십 제외) 1라운드만 놓고 보면 최저 언더파는 6명(롯데렌터카 여자오픈)이고, 최다는 71명(셀트리온 퀸즈 마스터즈)이다.

이날 81명은 압도적 최다였던 셀트리온 퀸즈 마스터즈를 10명이나 웃도는 수치다.

지난해 이 대회장에서 치러진 제42회 KLPGA 챔피언십(1라운드 언더파 37명)에 비하면 44명이나 더 언더파를 때린 셈이다.

퍼센트로 계산해 보면 67.5%의 선수들이 언더파를 때렸다. 오버파를 때린 선수는 고작 16.66%(20여 명)이다.

'여왕의 왕관'이라 하기엔 무게가 너무나도 가볍고, 얻기 쉬워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