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교육청, 공무원 임용시험 합격자 또 번복…"기강 해이"

2021-07-15 18:17
6개월 새 두 번째…교육청 "채용절차 전반 점검"

서울 종로구 서울시교육청 전경. [사진=아주경제DB]


서울시교육청이 6개월 새 두 번이나 공무원 임용시험 합격자 발표를 번복하면서 공직 기강이 해이해졌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서울시교육청은 15일 전날 발표한 '2021 지방공무원 공개(경력) 임용시험 필기시험 합격자 발표 공고'를 정정했다. 교육행정직렬 등에서 합격자와 불합격자가 뒤바뀐 사실을 뒤늦게 인지한 것이다.

이에 따라 당초 불합격 처리된 27명이 합격으로, 합격 명단에 올랐던 20명이 불합격으로 결과가 바뀌었다. 필기시험 합격자는 기존 573명에서 580명으로 늘어났다.

서울시교육청은 "전산 처리 과정에서 제외됐어야 하는 결시자 답안이 담당자 실수로 포함됐다"고 해명했다. 그 결과 평균점이 낮아지고 표준편차가 커져 '조정점수'에 변동이 생겼다는 것이다.

지방공무원 교육행정·사서직렬 필기시험 2차 과목은 6개 중 2개를 선택해 치러지는데, 선택과목별 난이도 차이를 보완하기 위해 평균점과 표준편차를 반영한 조정점수를 적용한다. 이 조정점수가 잘못 산출돼 합격자·불합격자 전달에 오류가 있었다는 설명이다.

서울시교육청은 홈페이지에 사과문을 올리고 "응시자와 관계자분들께 큰 심려를 끼쳐드려 대단히 죄송하게 생각한다"며 "무엇보다 합격이 뒤바뀌어 허탈감을 느끼고 계실 응시자분들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전했다.

문제는 이 같은 일이 처음이 아니라는 데 있다. 지난해 12월에도 공립 중등교사 임용시험 1차 합격자가 번복되는 일이 발생했다.

당시 코로나19로 인한 자가격리자 등 6명의 점수가 뒤늦게 반영되면서 1차 시험 합격자 명단에 들었던 7명이 발표 후 10시간 만에 합격 취소 통보를 받았다.

교육청은 1차 체육 과목 일반전형에서 모집인원의 1.5배인 68명을 선발하기로 하고, 동점자 7명을 포함한 74명을 합격시켰다. 그러나 자가격리자 6명이 결시 처리된 것을 추후 발견하고 합격자 수를 재산정하니 합격점이 75점에서 75.33점으로 높아졌다.

결국 누락 응시생 중 2명은 합격 처리됐고, 기존 합격 명단에 있던 동점자 7명은 불합격으로 바뀌었다.

서울시교육청의 행정 실수가 잇따르자 교육계에서는 긴장감을 가져야 한다고 질타했다.

한 교육계 관계자는 "가장 중요한 임용시험에서 실수가 잇따르는 건 서울시교육청 기강이 그만큼 해이해졌다는 것"이라며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철저하게 조사해서 책임자를 엄중히 조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교육청은 "지방공무원 채용 절차 전반을 점검하고, 현재 2차에 걸쳐 이뤄지는 확인 과정을 3차로 늘리는 등 점검 인원도 확충해 채용 관리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