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분석] 한일정상회담 여전히 협의 중...한일의원연맹 회담 불씨 살리나

2021-07-14 17:07
한일의원연맹 간사, 1박 2일 일정으로 방일

더불어민주당 김진표 의원(오른쪽 두 번째) 등 한일의원연맹 회장단 일행이 14일 오후 일본 나리타공항에 도착해 출국장을 빠져나가고 있다. 이틀 일정으로 방일한 이들은 일본 측 일한의원연맹과 합동 간사 회의를 열고 도쿄올림픽 관련 협력 등 양국관계 개선 방안을 논의한다.[사진 = 연합뉴스]

 
일본의 독도 도발로 도쿄올림픽 계기 한·일정상회담 가능성이 낮아진 가운데 14일 한·일의원연맹 회장단이 일본을 방문했다. 양국 관계 개선 노력을 통해 한·일정상회담의 마지막 불씨를 살릴 수 있을지 주목되고 있다.

한·일의원연맹 회장인 김진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4일 일·한의원연맹과 합동 간사회의를 하기 위해 나리타(成田)공항에 도착했다.

김 의원은 도쿄올림픽을 계기로 한 문재인 대통령과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총리의 정상회담 개최 문제와 관련, "양국 외교당국 간에 협의가 진행 중인 걸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합동 간사회의를 통해 해당 안건이 논의되는 지에 대해서는 "정치가 모든 문제를 다루므로 일본 의원들과 대화하는 과정에서 그런 얘기가 나오면 우리 의견을 얘기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오후 개최된 합동 간사회의에서는 오는 23일 개막하는 도쿄올림픽 관련 협력 등 한일관계 개선 방안이 논의된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해 11월 방문 당시에는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와 면담을 했으나 이번 방일 일정에는 스가 총리 면담 등의 계획은 포함되지 않았다.

회장단은 양국 의원연맹 창설 50주년을 앞두고, 양국 의원외교 발전 방향, 양국 정치권의 도쿄올림픽 성공 개최를 위한 협력 방안 등에 대해 일본 측과 의견을 교환했다. 도쿄올림픽 개막식이 임박한 가운데 한·일정상회담 개최 가능성에 대해서도 외교력을 발휘할 것으로 보인다. 회장단은 오는 15일, 현지 특파원과 한인회 간부 면담을 차례로 만난 뒤 귀국할 계획이다.

전날 일본 정부는 방위백서를 통해 독도 영유권을 주장을 되풀이했다. 기시 노부오(岸信夫) 일본 방위상은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총리 주재 각의에서 2021년판 방위백서를 공개했다. 방위백서를 통해 일본은 "우리나라(일본) 고유영토인 북방영토(쿠릴 4개 섬)와 다케시마(일본 주장 독도 명칭)의 영토 문제가 여전히 미해결 상태로 존재한다"고 주장했다. 일본은 한·일 양국이 직면한 안보과제로 북한의 핵·미사일과 테러대책, 대규모 자연재해 대응 등을 꼽았다.

그러면서 일본은 우리 군과 해경의 '독도방어훈련'을 겨냥해 "한국 방위 당국에 의한 부정적인 대응이 계속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외교부는 소마 히로히사(相馬弘尙) 주한 일본대사관 총괄공사를 초치해 항의했다.

일본은 지난 2005년 이후 17년째 방위백서를 통해 독도 영유권을 주장하고 있다. 또한 일본은 도쿄올림픽 공식 홈페이지에도 독도를 자국 땅으로 표기했고, 세계 문화유산으로 등재된 하시마섬(端島·군함도) 등과 관련해 일제 강점기 한국인의 강제노역 사실도 제대로 공개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일본 정부가 갈등해소를 위한 외교적 성의를 보이지 않을 경우 도쿄올림픽 보이콧과 방일 반대론이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일본 측이 답을 내놓지 않을 경우 문 대통령의 결단으로 한·일정상회담을 추진해도 실익이 크지 않을 것이란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정부도 미래지향적 결과 등 성과가 전제되지 않을 경우 회담에 나서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청와대는 이날 온라인 브리핑을 통해 한·일정상회담과 관련, "용의가 있다"면서도 성과를 전제로 해야 한다고 밝혔다. 관계자는 "우리 정부는 한·일정상회담을 가질 용의는 있으나, 회담이 개최되면 성과가 있어야 한다는 입장에서 변한 것이 없다"고 강조했다.

한편, 일본 정부는 징용공·위안부 등의 문제에 한국이 답을 제시해야 한다는 기존의 입장을 되풀이하고 있다. 또한 일본 측은 문 대통령이 방일을 결정하더라도 15~20분 정도의 약식회담만 할애하겠다는 입장이다. 도쿄올림픽 개막식에 참석하는 외국 정상을 10명 이상으로 감안하면 정상 한 사람당 15~20분 정도 회담이 가능하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