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최강 中 배터리 정부發 성장···한국3사도 민관이 '파워업'

2021-07-08 20:00

정부와 일선 기업이 힘을 합쳐 K배터리 집중 육성에 나선다. 차세대전지 기술을 개발하고 국내 배터리 산업의 생태계를 조성하겠다는 방침이다. 올해 들어 무섭게 성장하고 있는 중국 배터리업체에 맞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겠다는 목적으로 분석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8일 충북 청주시에 위치한 LG에너지솔루션 오창2공장 부지에서 배터리 1등 국가로의 도약을 위해 'K배터리 발전 전략'을 발표했다. 이 자리에는 문승욱 산업부 장관과 김종현 LG에너지솔루션 사장, 전영현 삼성SDI 사장, 김준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 등 국내 배터리 3사의 최고 경영진과 실무진이 참석했다.

이날 발전 전략을 발표한 것은 미래 성장동력으로 주목받고 있는 배터리 산업에 대한 주도권을 우리가 확고하게 가져와야 한다는 민·관의 생각이 일치한 결과다.

국내 배터리 3사는 중국 CATL과 일본 파나소닉 등과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시장을 놓고 무한경쟁을 벌이고 있다. 아울러 테슬라, 폭스바겐, 제너럴모터스, 포드 등 주요 전기차 제조기업도 글로벌 배터리 시장 경쟁에 저마다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문제는 최근 국내 배터리 3사의 경쟁력이 흔들리고 있다는 점이다. 에너지 전문 조사기관인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5월 글로벌 각국에서 판매된 전기차에 장착된 배터리 에너지 총량은 88.4GWh(기가와트시)로 지난해 같은 기간 33.6GWh 대비 162.7% 늘었다. 지난해 코로나19 사태로 위축됐던 전기차 판매가 회복세로 돌아선 결과다.
 

제조사별로 살펴보면 CATL은 배터리가 27.6GWh 사용돼 글로벌 시장점유율 31.2%로 1위를 차지했다. 전년 동기 7.4GWh 대비 272.1% 늘었다.

다른 중국 업체도 선전했다. BYD(4위)는 같은 기간 2GWh에서 6.1GWh로 207.4%, CALB(7위)는 0.5GWh에서 2.5GWh로 417.9%, 궈쉬안(Guoxuan·9위)은 0.5GWh에서 1.7GWh로 264.8% 증가했다.

국내 배터리 기업들도 견조한 성장세를 보였으나 중국 업체만큼 약진하지는 못했다. LG에너지솔루션의 올해 1~5월 사용량은 20.5GWh로 전년 동기 7.7GWh 대비 166.7% 늘었다. 시장점유율도 23.1%로 2위를 유지했다.

같은 기간 삼성SDI는 2.3GWh에서 4.7GWh로 104.8% 증가했지만 시장점유율은 BYD에 밀려 지난해 4위에서 5위로 한 계단 떨어졌다. SK이노베이션은 1.8GWh에서 4.5GWh로 152.2%로 6위를 지켰다.

국내 배터리 3사의 배터리 사용량을 모두 합치면 시장점유율이 33.5% 수준이다. 이는 CATL 등 중국 배터리 기업의 시장점유율 총합인 42.8%에 상당히 뒤처지는 상황이다. 지난해 말까지는 크게 다르지 않은 점유율을 기록했으나 올해 급격히 차이가 벌어지고 있다.

이는 CATL 등이 중국 정부로부터 지원을 받아 몇 년 만에 급속도로 성장하는 데 성공했기 때문이다. 실제 중국 정부는 자국에서 생산된 배터리를 장착한 차량에만 보조금을 지급하는 방식으로 CATL 등을 직·간접적으로 지원해왔다. 이에 자극을 받은 국내 정부도 배터리 산업 지원에 본격적으로 팔을 걷어붙인 셈이다.

국내 배터리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코로나19 상황 속에서도 성장에 성공한 국내 배터리 3사가 올해 중국업체 약진에 점유율을 빼앗기고 있다"며 "당분간 중국 시장 성장세가 지속되고 중국계 업체들의 유럽 진출이 가속화할 것으로 보여 정부의 지원이 시급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사진=SK이노베이션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