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가 사교육 시장 더 키웠다

2021-07-06 00:05
"코로나 대유행 시기와 월별 교육지출 금액 연관성 보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제공]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고소득 가구보다 저소득 가구의 사교육비 부담이 더 크게 늘었다는 분석이 나왔다.

통계청 강다영 주무관과 정유현 사무관은 최근 '코로나19가 사교육 참여 및 지출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를 통해 "코로나19는 학생들의 생활 패턴뿐 아니라 사교육 참여와 지출 형태에도 영향을 줬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지난해 1~3분기 가계동향조사의 월별 교육 관련 지출 금액을 보면, 코로나19 1차 대유행과 개학 연기가 단행된 3월에 큰 폭의 변화가 있었음을 알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저학년일수록 사교육 참여율과 비용 줄어
지난해 초·중·고 학생 수 감소가 이어지는 가운데 사교육비 총액은 9조2849억원으로 전년 대비 11.8% 줄었다. 사교육 참여율은 66.5%로 전년 대비 7.9%포인트 감소했다. 

초등학교의 사교육비 총액이 가장 많은 가운데 참여율 감소 폭도 가장 컸다. 고등학교는 강보합세를 나타냈다. 보고서는 "학생 수의 변화를 고려해도 초·중·고 사교육비 총액과 참여율이 감소 추세이고, 학교급별로 그 차이가 상이함을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사교육 참여율 및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가 전반적으로 전년 대비 감소세를 나타낸 가운데 학교급이 낮을수록 일반 교과보다는 예체능 관련 과목에서 감소 폭이 컸다. 고등학생의 경우 일반 교과를 중심으로 사교육 참여율과 사교육비가 모두 증가했다.
 
코로나 유행 초반 예체능 중심으로 사교육 참여율 급감
지난해 초·중학교의 사교육 참여율이 감염병 위험이 높은 시기(1차 조사)에 11.0%포인트로 크게 줄었다가 2차 조사에서 -4.7%로 감소 폭을 줄여 다소 회복하는 양상을 보였다. 고등학교의 경우에는 처음에 1.9% 감소하는 데 그쳤다가 이후 2.5%포인트 증가했다. 

사교육 참여율은 일반 교과에 비해 예체능에서 큰 폭으로 감소했다. 1차 조사에서 초등학교 예체능 참여율이 24.3%포인트 감소한 가운데 참여 과목별로는 체육(-19.7%p)과 음악(-13.9%p)의 감소 폭이 두드러졌다.

참여 유형별로는 학원수강(-20.6%p)의 감소 폭이 컸다. 일반 교과에서는 고등학교가 2차 조사에서 3.6% 증가했으며, 중학교는 약보합세(-0.4%p)를 보였다.

보고서는 "대구·경북 지역을 중심으로 발생한 1차 대유행 때 대구·경북권의 초·중·고등학교 학생의 사교육 참여에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특히 초등학교 예체능 참여율이 전년 대비 35.2%포인트나 감소한 가운데 참여 과목별로는 체육(-24.7%p)과 음악(-17.4%p)을 가장 많이 줄였다. 참여 유형별로는 학원수강(-30.2%p)의 감소 폭이 컸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2차 대유행이 발생한 시기인 2차 조사에서는 전년 대비 사교육 참여율 감소 폭이 상당 부분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1학기 학사 일정 변경으로 인한 학습 부담, 여름방학 축소 등의 복합적인 영향 때문이다.

수도·강원권 고등학교의 일반 교과에 대한 사교육 참여율은 전년 대비 4.8%포인트 증가했다. 참여 과목별로는 수학(5.6%p)과 영어(4.1%p)의 증가 폭이 컸으며, 참여 유형별로는 학원수강(4.4%p)의 증가 폭이 컸다.
 
코로나19 유행 장기화로 참여학생 사교육비 증가세로 전환
지난해 1차 조사에서 참여 학생 사교육비는 40만8000원으로 전년 대비 4.2% 줄었다. 초등학교가 18.0% 감소한 반면, 고등학교는 4.2% 증가했다. 중학교는 -0.5%의 약보합을 보였다. 2차 조사에서는 전년 대비 초등학교(-0.2%)는 약보합, 중고등학교는 각각 5.3%, 6.2%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조사 차시 간 차이를 검정한 결과, 2019년에는 중학교의 참여 학생 사교육비가 1차에 비해 2차 조사에서 유의미하게 증가한 반면 작년에는 모든 학교급에서 유의미하게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참여학생 사교육비의 전년 대비 증감률을 살펴보면, 지난해 1차 조사에서는 초등학교에서 전반적으로 감소한 가운데 예체능 관련 사교육비 감소율(-21.3%)이 가장 컸다. 2차 조사에서는 중·고등학교의 예체능 관련 사교육비가 각각 17.0%, 9.1%로 늘었다.

참여 과목별로 보면 중학교는 체육(27.9%), 고등학교는 체육(20.9%)과 음악(20.2%)이 증가했고, 참여 유형별로는 중·고등학교 모두 개인(32.6%, 22.9%)과 그룹(61.8%, 36.3%) 과외가 급증했다. 
 
사교육비 격차는 감소...소득 낮은 가구 부담은 증가
학생이 포함된 가구의 월평균 가구 소득에 대한 사교육 참여율 격차가 전년 대비 증가했다. 1차 조사에서는 초등학교, 2차 조사에서는 고등학교에서의 격차가 다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으며, 중학교는 격차가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사교육 참여 학생의 사교육비 격차는 전년 대비 전반적으로 줄었다. 특히, 초등학교에서의 감소 폭이 가장 컸다.

보고서는 "사교육 참여율 격차 확대와 사교육비 격차의 축소는 월평균 소득 800만원 이상 가구에서 일반 교과 사교육비 증가율이 200만원 미만 가구에 비해 작고 예체능 사교육비 감소율은 컸으며 수강과목 수는 더 많이 줄어든 것에 기인한다"고 설명했다. 

월평균 소득 200만원 미만 가구의 참여학생 사교육비 증가율이 800만원 이상 가구에 비해 크게 나타나는 등 소득 수준이 낮은 가구에 사교육 부담이 증가했다.

월평균 소득 200만원 미만 가구의 사교육비 비율은 16.5%로 전년 대비 1.6%포인트 증가한 반면, 800만원 이상 가구는 약 6%로 집계됐다. 고등학교 학생이 있는 월평균 소득 200만원 미만 가구의 증가 폭이 가장 컸으며, 1차 조사에 비해 2차 조사에서 부담이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진학희망 고교·참여유형·부모 경제활동상태 등에 따라 차이 발생
참여학생의 사교육비는 진학을 희망하는 고등학교 유형에 따라 차이를 보였다. 1차 조사에서 예체능 관련 사교육비는 예술 및 체육고를 희망하는 경우에만 증가(4.1%)했고, 일반 교과는 과학 및 영재고에서 강보합세를 보였다. 2차 조사에서는 사교육비가 전반적으로 증가한 가운데 자립형 사립고, 과학 및 영재고의 일반교과가 10% 이상 늘었다. 

일반교과의 경우 자립형 사립고는 개인(18.8%) 및 그룹(18.4%) 과외, 과학 및 영재고는 개인과외(12.9%)와 학원수강(12.0%)의 증가 폭이 컸다. 예체능은 예술 및 체육고에서 개인(36.8%) 및 그룹(43.3%) 과외의 증가 폭이 두드러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