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美 점령군” 발언에 유승민, 카이로선언으로 반박

2021-07-04 13:24
“미국, 카이로선언서 한국 자유로운 독립국가 되게 할 것 결심”

유승민 전 의원이 지난달 24일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을 찾아 묵념하고 있다. [사진=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 측 제공]


국민의힘 대선주자인 유승민 전 의원이 4일 2차 세계대전 후 발표된 카이로선언, 포츠담선언으로 이재명 경기지사의 '미국 점령군' 발언을 반박했다.

유 전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미국은 1943년 11월 27일 이집트 카이로에서 ‘한국인의 노예 상태에 대해 유념하면서 한국을 적절한 경로를 통해 자유로운 독립국가가 되게 할 것을 결심한다’고 했다”고 설명했다.

유 전 의원은 이어 “이 원칙은 다시 1945년 7월 26일 포츠담선언에서 확인됐고, 1945년 8월 15일 일본이 무조건 항복하자 미군은 한국에 있는 일반군의 무장해제를 위해 국내로 들어왔다. 이것이 우리 국민들이 알고 있는 우리의 역사”라고 했다.

유 전 의원은 “‘친일세력과 미 점령군이 지배해 대한민국의 출발이 깨끗하지 못했다’는 이 지사의 발언을 보며, 이 지사가 대통령이 되면 또 친미-반미, 친일-반일의 편가르기로 소중한 5년을 허송세월하지 않을까 걱정이 앞선다”며 “이 지사가 세우겠다는 ‘새로운 나라’는 반미의 나라, 반일의 나라냐”고 물었다.

유 전 의원은 “대한민국은 2차대전 이후 식민지배에서 독립한 국가 가운데 경제와 민주주의를 가장 성공적으로 발전시킨 나라”라며 “우리 국민들은 이런 대한민국 국민임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이 되겠다는 이 지사가 대한민국의 출발이 깨끗하지 못했다고 말한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하다”면서 “만약 이 지사가 반미 반일 몰이로 표를 얻으려는 계산에서 그런 말을 한 거라면 국민이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유 전 의원은 “이런 역사관, 국가관을 가진 사람이 대통령이 되면 미국, 일본을 배척하고 중국, 북한과 손잡고 국가 안보를 지키겠다고 하지 않겠나”라며 “중국이 사드보복을 하고 KADIZ를 침범하고 3不을 강요하고 우리를 조선시대의 조공국처럼 오만하게 대할 때, 이 지사는 중국에 대해 말 한마디 한 적 있나”라고 했다.

유 전 의원은 “외교안보는 죽고 사는 문제다. 우리는 19세기 말~20세기 초 조선이 왜 망했는지 잊지 말아야 한다”며 “강력한 자주국방 위에 한미동맹으로 나라를 지켜야 한다. 이 지사는 외교안보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 밝혀야 한다”고 했다.

앞서 이 지사는 지난 1일 경북 안동 이육사문화관을 찾아 “대한민국이 다른 나라 정부 수립단계와는 좀 달라 친일 청산을 못 하고 친일 세력들이 미(美) 점령군과 합작해 사실 그 지배체제 그대로 유지하지 않았느냐”며 “깨끗하게 나라가 출발하지 못했다”고 했다.

이 지사는 이후 논란이 되자 페이스북에 “승전국인 미국 군대는 패전국인 일제의 무장해제와 그 지배영역을 군사적으로 통제하였으므로 ‘점령군’이 맞는다”라며 “미군 스스로 포고령에서 ‘점령군’이라고 표현했고, 한반도를 피해국 아니라 패전국 일본의 일부로 취급했다. 이는 많은 역사학자들이 고증한 역사적 사실”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