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군총장 임명 과정서 속앓이한 박인호...첫 행보부터 가시밭길 전망
2021-07-01 16:45
"국방부 검찰단 수사 협조와 후속조치 등 고심 클 것"
낙마 가능성이 제기됐던 신임 공군참모총장에 박인호 합동참모본부(합참) 전략기획 본부장이 1일 임명됐다.
당초 박 총장은 지난달 29일 국무회의 심의를 거쳐 문재인 대통령이 임명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추가 검증 필요성이 제기돼 이례적으로 임명 절차가 미뤄지면서 박 총장은 속앓이를 했다.
일단 초유의 낙마 사태는 피했다. 그러나 공군 내 산적한 과제로 취임 첫 행보부터 가시밭길을 걸을 전망이다.
피해자 이 중사는 지난 3월 상관에게 성추행을 당한 뒤 20전비에서 15전비로 전출을 갔고 15전비 출근 사흘 만에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국방부 검찰단은 성추행 피해 사실이 20전비에서 공군본부로, 공군본부에서 국방부로 각각 보고될 때까지 은폐 축소가 없었는지 수사 중이다. 이 과정에서 20전비 군사경찰대대장과 군검사 각 1명이 피의자 신분으로 수사를 받고 있다.
공군본부 군사경찰단장 등 관계자 4명 등도 허위보고 혐의로 입건됐다. 이들은 이 중사 사망 뒤 이성용 당시 공군참모총장에게 제출한 보고서에 이 중사가 '성추행 피해자'란 사실을 명기했다. 하지만 이후 국방부 조사본부에 보낸 보고서에는 해당 내용을 삭제했다.
이 중사 사건을 초기에 변호했던 공군본부 법무실 소속 국선변호인도 직무유기 혐의 등으로 조사를 받고 있다.
군 관계자는 "박 총장이 수사 협조뿐 아니라 국방부 검찰단 수사 결과 부하들의 잘못이 드러나면 법에 따라 엄정하게 문책해야 할 것"이라며 "취임 첫 행보부터 국방부 검찰단 수사 협조와 후속 조치로 조속히 쇄신 방안을 내야 한다는 점에서 부담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박 총장은 공군사관학교(공사)에서 실탄 140발을 분실한 사건 원인도 외부에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
지난달 22일 공사 2분기 총기·탄약 검사 과정에서 5.56㎜ 예광탄 수량이 전산 기록보다 140발이 부족한 사실이 확인됐다. 예광탄은 탄알의 몸통 속에 발광제가 들어 있어 육안으로 탄도를 관측할 수 있는 탄환이다.
공군본부 군사경찰단은 공사 보고를 받고 지난달 24일부터 현장 감식과 전산 확인 등 수사를 하는 중이다.
한편 박 내정자는 최근 들어 합참에서 공군총장으로 이동한 다섯 번째 사례로 기록됐다. 앞서 합참은 정경두(합참 전략기획본부장), 이왕근(합참 군사지원본부장), 원인철(합참 차장), 이성용(합참 전략기획본부장) 전 총장 등 공군총장 4명을 배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