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정확한 팩트체크] 김정은 '중대사건' 질책 뒤 코로나19 사령탑 줄줄이 해임?

2021-07-01 03:00
코로나19 관련 사령탑 대규모 문책 인사

 북한 노동당 제8기 제2차 정치국 확대회의가 지난 29일 열렸다고 조선중앙TV가 30일 보도했다. [사진 = 연합뉴스]



북한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부문에서 주민의 안전을 위협하는 중대한 사건이 발생했다며 대규모 문책 인사를 단행했다. 

30일 북한 ​노동당 기관지인 노동신문에 따르면, 전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당 중앙위원회 제8기 제2차 정치국 확대회의를 열고 "책임 간부들이 세계적인 보건 위기에 대비한 당의 중요 결정 집행을 태공(태업)함으로써 국가와 인민의 안전에 커다란 위기를 조성하는 중대 사건을 발생시켰다"고 지적했다.

이어 김 위원장은 "첨예하게 제기되는 경제 문제를 풀기 전에 간부혁명을 일으켜야 할 때"라며 공식서열 5위 내인 노동당 정치국 상무위원 인사까지 단행해 대대적인 권력 이동을 예고했다.

◆북한, 정치국 상무위원은 어떤 조직?

정치국 상무위원은 북한 노동당의 최고 의사결정 기구로, 정치국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다. 구성원은 김 위원장을 비롯해 최룡해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조용원 당 조직비서, 리병철 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 김덕훈 내각총리 등 5명으로 구성돼 있다. 북한의 핵심 권력인 만큼, 구성원 변화는 향후 국정 운영에도 영향을 줄 가능성이 크다.  

◆ '코로나 청정국' 주장했던 北, 코로나 확진자 발생했나? 

김 위원장이 '중대 사건'이라고 밝힌 만큼, 일각에서는 코로나19 청정국을 자처했던 북한에 확진자가 발생한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의심·확진자 발생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지난해 7월 탈북민 월북으로 개성에서 감염 의심자가 확인됐을 당시에는 즉각 정치국 비상확대회의를 열어 국가비상방역체계를 '최대비상체제'로 격상하고 개성을 봉쇄했지만, 이번에는 별다른 방역 강화 조치가 없었다. 
 
이에 대해 양무진 북한 대학원 대학교 교수는 "정치국 회의에서 밝힌 중대 사건과 간부 경질은 서로 연관이 있다"며 "간부 경질의 요인은 정책실패, 경계실패, 늦은 정책이행, 부처 간 소통 부족 등으로 요약 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양 교수는 "코로나 확진자 발생과 같은 경계실패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며 "확진자가 나왔다면 비상지역으로 선포해야 하나 그런 징후가 없다"고 설명했다. 

◆고개 숙인 리병철·박정천 해임됐나?  

북한은 이날 구체적인 문책 인사 명단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이들 중 군 서열 군 서열 1위인 리병철 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 등을 전격 해임한 것으로 보인다. 또한 정치국 위원 중 군 서열 2위인 박정천 군 총참모장과 최상건 당 비서 겸 과학교육부장도 함께 경질된 것으로 보인다. 

조선중앙TV가 이날 보도한 정치국 확대회의에 따르면, 상무위원 해임·선거 장면에서 김 위원장을 비롯해 주석단에 앉은 정치국 성원들이 오른손을 들어 '동의'의 의미를 표시하는 장면에 리 부위원장과 박 총참모장만 손을 들지 못한 채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거수동의에 참여할 권한이 없었다는 의미로, 이들에 대한 해임 결정이 있었을 가능성을 보여준다. 최 당 비서는 이날 회의에 아예 참여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이들의 문책은 극심한 식량난에 시달리고 있는 북한이 고육지책으로 군의 비축 식량을 동원하려고 했지만, 이를 이행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추정이 나온다. 양 교수는 "리병철과 박정천의 경질은 당 전원회의 결정사항인 비축 군량미를 즉각 풀지 않았다는 책임으로 보이고, 최상건은 코로나 또는 계절전염병 예방에 대한 관계기관과의 소통부족으로 경질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대대적 권력이동 예고...남북 대화 멀어지나? 

북한이 대대적인 권력이동을 예고하면서, 당분간 남북관계는 후순위에 놓일 전망이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22일 성 김 미국 특별대표를 만난 자리에서 "남은 임기 동안 남북관계와 북·미관계를 일정 궤도에 올려놓기 위해 가능한 역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김 대표도 "북·미 대화 재개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답했지만, 북한을 대화의 장으로 이끌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대해 통일부 당국자는 "후속 동향을 좀 더 지켜보고 종합적으로 판단하겠다"고 말했다.

임을출 경남대 교수는 "김정은 위원장의 핵심 관심사가 내부 문제에 맞춰져 있다"며 "간부 혁신, 코로나19 대응, 국가경제사업과 인민생활 안정 등에서 만족할 만한 성과가 나온 뒤 대외 관계에 본격적으로 나설 수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