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공산당 100년]毛와 어깨 나란히…習 장기집권 눈앞

2021-06-30 17:51
100년 기념일 '샤오캉사회' 선포
마오쩌둥·덩샤오핑 업적에 비견
장쩌민·후진타오 한수 아래 치부
내년 당대회 때 연임 기정사실화
1인 체제 공고, 2035년 임기설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29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공산당 창당 100주년 기념 '7·1' 훈장' 수여식에서 연설하고 있다.[사진=신화통신]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7월 1일 공산당 창당 100주년 기념 연설을 통해 '전면적인 샤오캉(小康·물질적 풍요) 사회 달성'을 공식 선언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 공산당의 100년 숙원을 이룬 만큼 신중국을 수립한 마오쩌둥(毛澤東)과 비견될 만한 업적을 쌓았다는 자찬이다.

관영 매체들도 "중화민족 문명사에서 이정표적 의의를 갖는 영광의 시기"라며 용비어천가를 읊고 있다.

이로써 내년 10월로 예정된 중국 공산당 20차 전국대표대회(당대회)를 계기로 시 주석이 장기 집권의 길로 들어서는 건 기정사실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中공산당 100년 숙원 이뤘다" 자평

중국 공산당은 15차 당대회가 개최된 1997년 이후 '두 개의 100년 분투 목표'를 꾸준히 강조해 왔다.

창당 100주년이 되는 2021년까지 전면적인 샤오캉 사회를 실현하고, 신중국 수립 100주년인 2049년에는 부강한 사회주의 현대화 강국을 건설한다는 게 골자다.

시 주석이 이번 연설에서 강조하고 싶은 건 자신의 임기 중에 첫 번째 100년의 목표가 실현됐다는 점이다.

중국은 2019년에 이어 지난해까지 2년 연속 1인당 국내총생산(GDP) 1만 달러를 넘어섰다. 전 세계에서 중위소득 인구가 가장 많은 국가가 됐다.

여기에 100년 만의 대격변으로 묘사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까지 성공적으로 극복했다.

장쩌민(江澤民) 시절의 홍콩·마카오 반환과 세계무역기구(WTO) 가입, 후진타오(胡錦濤) 때의 베이징 올림픽 개최 등과는 비할 바가 아니라는 게 내부적 판단이다.

시 주석은 마오쩌둥이나 개혁·개방의 상징 덩샤오핑(鄧小平)과 같은 반열에 올랐다.

스스로도 이 같은 인식을 숨기지 않는다.

시 주석은 지난 25일 공산당 중앙정치국 집단학습에서 "지난 100년간 우리는 마르크스주의 기본 원리를 중국의 구체적 실제와 결합해 당과 인민 사업을 지도하며 새로운 국면을 열어 왔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마오쩌둥 사상과 덩샤오핑 이론, (시진핑의) 신시대 중국 특색 사회주의 사상을 '창립'했고, (장쩌민의) 3개 대표 사상과 (후진타오의) 과학발전관을 '형성'했다"고 표현했다.

자신은 전임 지도자인 장쩌민이나 후진타오와 달리 마오쩌둥·덩샤오핑처럼 역사의 물줄기를 바꾼 인물이라는 뜻이다.

공산당 이론지 치우스(求是)도 "세계 인구 5분의1을 차지하는 개발도상국이 전면적인 샤오캉 사회를 달성하면서 발전과 독립 유지를 바라는 다른 국가·민족이 새로운 선택지를 갖게 됐다"며 "인류 사회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 중국의 지혜와 방안으로 기여했다"고 거들었다.
 

지난 25일 베이징 중난하이 내 마오쩌둥 고택을 방문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왼쪽 첫째)이 마오쩌둥 사진을 배경으로 선 채 다른 중앙정치국 상무위원들에게 훈시하고 있다. . [사진=신화통신]


◆3연임은 기정사실, 장기집권의 길로

공산당 100주년 기념 행사를 치른 뒤 시 주석의 시선은 내년 10월 20차 당대회로 향할 수밖에 없다.

우선 올해 하반기 열릴 19기 중앙위원회 6차 전체회의(6중전회)에서 장기 집권을 위한 다양한 포석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2016년 10월 열렸던 18기 6중전회 때는 시 주석에게 '당 중앙의 핵심'이라는 호칭이 추가됐다. 시 주석의 1인 체제는 더욱 강화됐다.

내년 2월 베이징 동계올림픽의 성공적 개최로 중국 내 지지세를 높이고 당대회에서 3연임을 확정 짓는다는 게 시 주석이 그리는 큰 그림이다.

이미 2018년 헌법 개정을 통해 연임 제한 규정을 없앤 바 있다.

시 주석을 떠받치는 친위 세력도 공고하다. 현재 중앙정치국 상무위원 7명을 포함한 25명의 정치국원 중 시진핑 계열로 분류하기 어려운 인사는 리커창(李克强) 총리를 비롯해 4~5명에 불과하다.

집권 초기부터 반부패를 기치로 내걸고 정적 숙청에 주력해 온 결과다.

중화권 매체 둬웨이는 "(시 주석이 집권한) 18기 이후 당정 간 권력 재편이 이미 완성됐다"며 "당 중앙이 경제를 포함한 모든 정책적 의사결정을 담당하고 국무원은 집행만 하는 관계가 확립됐다"고 보도했다.

국가주석과 당 총서기가 정치를 맡고 경제는 총리가 관장한다거나, 당과 국무원이 서로 견제하는 식의 관행은 용도 폐기됐다는 의미다.

이에 따라 차기 당대회의 관전 포인트 역시 후계자 등장 여부보다는 시 주석을 보좌할 새 총리로 누가 선임될지 정도로 축소된 상태다.

한 베이징 소식통은 "중국이 14차 5개년 계획과 함께 2035년까지의 장기 발전 전략을 동시에 수립한 건 시 주석의 장기 집권 의지에 부응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며 "미국 등 외부 세력이 시 주석의 집권 기반을 흔들 가능성도 낮은 편"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