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이사비 못받으면 재개발조합에 부동산인도 거절 가능"
2021-06-30 13:51
이주정착금 등 사후지급하던 재개발사업 관행에 제동
재개발사업 시행자가 기존 소유자에게서 부동산을 인도받으려면 주거이전비·이사비 등을 먼저 지급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3부(주심 노정희 대법관)는 30일 오전 A재개발조합이 사업구역 내 토지 소유자이자 현금청산 대상자인 B씨를 상대로 낸 부동산 인도 청구 소송 상고심에서 조합이 승소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인천 부평구청은 2016년 7월 A조합 관리처분계획을 인가했고, 이후 A조합은 분양에 나섰다. 사업 지역에 부동산이 있던 B씨는 분양 신청을 하지 않아 현금청산 대상자가 됐다.
하지만 B씨는 공익사업을 위한 토지 등의 취득 및 보상에 관한 법률(토지보상법)에서 정한 이주정착금과 주거이전비, 이사비 등을 받지 못했다며 부동산 인도를 거부했다.
1심과 2심은 A조합 손을 들어줬다. 손실보상금을 공탁하고 B씨 부동산 소유권을 취득했으므로 A조합에 부동산을 인도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B씨가 요구하는 주거이전비 등은 사회보장적 차원에서 건네주는 돈으로, 부동산 인도보다 먼저 또는 동시에 해줘야 하는 건 아니라고 봤다.
이번 판결은 현금청산 대상자나 세입자에게 이주정착금·주거이전비 등을 주지 않더라도 부동산 인도부터 이뤄지던 재개발사업 관행을 뒤집은 것이다.
대법원 관계자는 "토지나 건축물에 대한 손실보상금뿐 아니라 주거이전비 등도 지급이 끝나야 부동산 인도를 받을 수 있다고 판시한 최초 판결"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