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구 삼성·대치·청담동, 송파구 잠실동이 지난해 토지거래 허가구역으로 지정된 이후 거래는 급감하고 신고가는 속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28일 서울시 부동산정보광장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에 따르면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 후 1년간(2020년 6월 23일~2021년 6월 27일) 강남구(삼성·대치·청담동)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882건이었으며 송파구(잠실동)는 389건으로 조사됐다.

이는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각각 45.6%, 71.5% 감소한 수치다. 앞서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 1년 전(2019년 6월 23일~2021년 6월 22일) 서울시 강남구(삼성·대치·청담동)와 송파구(잠실동) 아파트 거래량은 각각 1621건과 1365건이었다. 

대치동의 한 공인중개업소 대표는 "토지거래 허가구역이 된 이후 문의가 줄었으며 거래가 진행되다가 깨지는 경우도 상당히 많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토지거래 허가 이후 호가는 많이 올랐다"며 "토지거래허가구역이 되며 재건축에 대한 기대감이 더 상승한 것이 호가 상승의 원인"이라고 했다.

실제 지난 1년간 해당지역에서 신고가가 속출했다. 송파구 잠실동에서는 아시아 선수촌 전용면적 99.39㎡이 지난 4월 12일 28억5000만원에 신고가 거래됐다. 또 리센츠 전용 84.99㎡는 지난 3월 22일 24억8000만원, 레이크팰리스 전용 84.82㎡는 지난 2월 27일 21억9800만원, 잠실주동5단지 전용 76.50㎡ 지난달 21일 25억원에 거래되며 모두 신고가를 썼다.

강남구도 마찬가지였다. 대치동 래미안대치팰리스 1·2단지 전용 84.99㎡는 지난달 29일 30억4000만원, 삼성동 삼성동센트럴아이파크 전용 103.32㎡는 이달 16일 35억원, 청담동 청담자이 전용 89.36㎡는 지난달 4일 35억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기록했다.

KB부동산 주택가격동향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6월 이후부터 지난달까지 강남구 아파트 가격은 13.1% 올랐고, 송파구 아파트 가격은 16.36% 올랐다.

강남에서 촉발한 집값 오름세가 서울 외곽지역인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으로 번졌다는 분석도 있다.  KB부동산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6월 이후부터 지난달까지 서울 25개 자치구 중 가장 많이 오른 곳은 '노·도·강'이었다. 각각 29.92%, 24.92%, 22.11% 올랐다.

한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강북지역은 노후 아파트 단지들이 재건축 안전진단에 속도를 내고 있으며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도 피했다"며 "투자자들이 규제가 없는 지역으로 몰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노원구 상계동의 한 공인중개업자는 "강북도 잠재력이 있었는데 이제야 오르기 시작한 것"이라며 "추후 토지거래허가구역에 지정되는 것이 걱정된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이 투기억제에 효과가 있었다"며 지난 10일 해당 지역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재지정했다. 효과는 내년 6월 22일까지 유지된다.

한편 서울 송파구 잠실동이 토지거래 허가구역으로 지정된 지 1년이 지난 지금 송파구에서 토지거래허가를 받은 사람들은 모두 허가 용도를 잘 지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서울시 부동산 정보광장 자료와 송파구에 따르면 지난해 6월 23일부터 이날까지 송파구 잠실동에서는 381건의 토지거래 허가 신청이 들어왔고 모두 허가됐다.

송파구 관계자는 "토지거래허가 기준은 까다롭지만, 이 기준에 맞게 준비해온다면 허가된다"며 "당초 이용목적을 위배해 이용하는 사람들도 현재는 없다"고 말했다.

국토교통부 지침에 따르면 매년 5월 1일을 기준으로 토지거래허가건에 대해 실제로 허가받은 목적대로 이용하는지 조사하게 돼 있다. 의무조사기간은 5월 1일부터 7월 31일까지다. 다만 조사시기는 구청장 등이 필요하다고 판단하면 다르게 정할 수 있다. 토지 이용의무기간 중인 허가건에 대해 실거주 등 의무를 잘 지키고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다.

실태조사는 현장조사를 원칙으로 한다. 토지거래 허가 시에 제출한 토지이용계획을 기준으로 판단하고, 필요하다면 이용목적 이행과 관련한 증빙자료를 참조해 조사한다.

송파구 관계자는 "의무조사기간 이전에 조사를 따로 진행해 왔고, 허가 목적대로 이용되지 않은 것으로 보이는 건이 몇 건 있었다"며 "원래 목적대로 이행을 요청해서 모두 바로잡았다. 7월까지 조사를 마무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잠실과 함께 토지거래 허가구역에 지정된 대치·삼성·청담동에서는 토지거래허가 882건이 허가 신청됐다. 대치동 △325건 △삼성동 270건 △청담동 287건이다. 이 가운데 불허판정을 받은 곳은 5건이다.

강남구 관계자는 "토지 이용목적이 부적합하거나, 땅을 매입 후 임대목적으로 쓰려고 했다"며 "외국인이라 실거주 요건을 맞출 수 없어 불허가 처리된 건도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강남구는 현재 허가받은 목적대로 이용하지 않은 건수가 몇 건이나 되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강남구 관계자는 "앞서 허가를 해줬던 건에 대해서 7월 말까지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며 "아직 조사 중인 상황이라 몇 건이나 적발됐는지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