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이 영상, 도서, 오디오 관련 디지털 콘텐츠에 대한 구글플레이 결제 수수료를 30%에서 15%로 내리기로 했다. 수수료가 높은 결제방식을 강제하는 것에 대한 반대 목소리가 커지자, 이를 무마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인터넷업계는 수수료율보다 인앱결제 방식을 강제하는 것 자체가 문제의 본질이라는 입장이다.

구글은 24일 인앱결제 수수료율을 낮추는 내용의 ‘구글플레이 미디어 경험 프로그램’을 발표했다. 영상, 오디오, 도서 관련 기업들의 결제 수수료를 30%에서 15%로 내리는 게 골자다. 구글의 안드로이드TV, 구글TV, 웨어OS 등 구글의 주요 운영체제(OS)에서 서비스되는 콘텐츠의 결제 수수료가 모두 감면된다. 중소기업뿐만 아니라 대기업도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다.

퍼니마 코치카 구글 플레이파트너십 부사장은 “구글플레이는 전 세계적으로 구글플레이 미디어 경험 프로그램을 개설해 더 많은 개발자가 다음과 같이 여러 디바이스에서 동급 최고의 미디어 경험을 만들어낼 수 있도록 지원한다”고 밝혔다.

구글은 오는 10월부터 구글플레이 입점 업체들에 수수료가 30%인 인앱결제 방식을 일괄 적용할 계획이다. 구글플레이에서 벌어들이는 100만 달러의 매출에 한해 15%의 수수료를 적용하고, 초과분에 대해선 기존 수수료율 30%를 적용하는 게 핵심이다.

이 정책이 발표된 후 국내외 인터넷 기업들의 반발이 거세지자, 구글은 결국 수수료 인하 카드를 꺼낸 것으로 분석된다.

콘텐츠업계는 수수료율이 문제가 아니라 특정 결제수단을 강제하는 게 문제의 본질이라는 입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결제수단을 하나로 강제해 입점업체들의 선택권을 제한하는 것이 근본적인 문제”라며 “수수료율 인하는 문제의 본질을 흐리는 생색내기, 물타기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구글은 오는 10월부터 구글플레이 입점 업체들에 인앱결제 방식을 일괄 적용할 계획이다. 기존에는 이를 게임 앱에만 적용했으나, 웹툰과 음원, 구독 서비스와 같은 디지털 콘텐츠 전반으로 확대 적용하는 것이 골자다. 신용카드, 체크카드, 휴대폰 결제 등 외부 결제 수단의 경우 결제 수수료가 1~3%인 반면, 구글의 인앱결제 수수료는 30%에 달한다.

국내 IT, 스타트업업계는 구글의 일방적인 정책 변경 결정에 항의하며 정부가 나서서 이를 규제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지난해부터 현재까지 국회에 발의된 앱마켓 규제 법안(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은 7건에 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