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인앱결제 강제 D-90] “구글 견제할 ‘대안 앱마켓’ 키워야” (하)

2021-06-10 14:30
"원스토어 등 제3의 앱마켓 통해 경쟁 촉진해야" 주장
앱마켓 차별없이 콘텐츠 출시 의무화한 법안 나와
구글·애플이 OS 장악해 경쟁이 쉽지 않다는 지적도

 

스마트폰 앱 이미지[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제공]

 
소수의 IT기업이 국내외 앱마켓 시장을 좌지우지한다는 비판이 나오면서, 제3의 앱마켓을 키워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용자의 선택폭이 넓어지면, 특정 앱마켓 사업자가 입점업체나 소비자에게 횡포를 부릴 여지도 줄어들 것이란 주장이다. 

현재 한국엔 구글의 ‘구글플레이’, 애플의 ‘앱스토어’, 이동통신 3사와 네이버가 만든 ‘원스토어’, 삼성전자의 ‘갤럭시스토어’가 서비스되고 있다. 한국모바일게임협회가 추산한 지난해 앱마켓별 매출액 비중을 보면, 구글플레이 63.8%, 앱스토어 24.4%로, 두 회사의 비중이 90%에 육박한다. 반면 원스토어는 11.3%, 갤럭시스토어를 포함한 기타 앱마켓의 매출 비중은 0.7%에 불과하다.

이에 앱마켓 시장의 경쟁을 활성화하기 위해 토종 앱마켓을 더 키워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한준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해 ‘콘텐츠 동등접근권’을 골자로 한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한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이 법안은 모바일 콘텐츠를 등록·판매하는 부가통신사업자가 앱마켓에 콘텐츠를 제공할 경우, 다른 앱마켓에게도 제공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모든 앱마켓이 동일한 콘텐츠를 제공하면 경쟁이 더 활발해질 것이란 믿음이 깔렸다. 현재 구글과 애플 앱마켓에서 높은 매출을 올리고 있는 국내 인기 모바일게임의 상당수는 원스토어에서 볼 수 없다. IT업계 일각에선 주요 게임사들이 구글·애플의 눈치를 보고 있기 때문이라고 해석한다. 이는 구글플레이, 앱스토어의 영향력만 더 공고히 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정종채 법무법인 정박 변호사는 “(앱마켓 시장에서) 적극적인 경쟁촉진을 통해 경쟁자를 육성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지배적 콘텐츠 사업자에게도 앱마켓 시장의 경쟁촉진을 위해 거래할 의무를 부과해야 앱마켓에 경쟁이 촉진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역시도 근본적인 해결책은 아니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구글과 애플이 글로벌 앱마켓 시장점유율을 양분할 수 있었던 건 앱마켓 자체의 경쟁력이 있었다기보다, 두 회사가 안드로이드, iOS 등 모바일 운영체제(OS) 시장을 선점했기 때문이라는 주장이다. 예를 들어, 아이폰 이용자는 iOS에서 애플 앱스토어 외에 다른 앱마켓을 이용할 수 없다. 이처럼 앱마켓은 모바일 OS에 종속되는 형태다. 구글의 안드로이드에선 원스토어, 갤럭시스토어 같은 제3의 앱마켓을 이용할 수는 있지만, 이용자들은 기본 설치된 구글플레이를 주로 사용한다.

또한 소규모 앱 개발사들이 모든 앱마켓에 동등하게 서비스를 출시하는 게 의무화되면 관리비가 급증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중소 게임개발사의 한 관계자는 “앱마켓마다 앱을 출시할 때 드는 인력, 관리비용 등이 투입되는데, 모든 앱마켓에 앱을 동등하게 출시하라고 강제하면 고정비가 급증할 가능성이 있다”며 “경쟁을 활성화하려다가 중소 업체들만 피해를 입을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