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식 몰아주기' 삼성에 역대 최대 과징금...전자·최지성 고발
2021-06-24 12:00
공정위, 웰스토리에 사내급식 100% 몰아준 삼성그룹 제재
"웰스토리 업계 1위, 삼성 내부 일감 몰아주기 덕분"
"웰스토리 업계 1위, 삼성 내부 일감 몰아주기 덕분"
공정거래위원회는 24일 미래전략실(이하 미전실) 개입으로 사실상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일가의 회사인 삼성웰스토리에 사내급식 물량 100%를 몰아주고, 높은 이익률이 보장되도록 계약한 부당지원행위에 이 같은 제재를 결정했다.
공정위 조사 결과에 따르면, 삼성은 2011년 삼성전자 등 4개사의 식재료비를 1인당 2500원에서 3000원으로 인상했다. 웰스토리의 이익을 대폭 개선하기 위한 목적이다. 단가 인상에도 직원들의 기대와 달리 양질의 식사가 제공되지 않자 삼성전자 임직원들의 불만이 급증했다. 2012년 1~7월 고객의 소리(VOC)에 접수된 총 331건 중 이와 관련한 불만이 210건으로 67%에 달했다.
웰스토리는 급증한 민원을 해결하기 위해 식재료비를 추가 투입해야 했다. 그 결과, 웰스토리의 직접이익률은 기존 22%에서 15% 수준으로 악화했다.
그러자 미전실이 나섰다. 미전실은 웰스토리가 최적의 이익을 확보할 방안을 강구할 것을 지시했다. 최지성 당시 미전실장은 웰스토리가 어떤 상황에서도 안정적으로 이익을 낼 수 있는 계약 구조 변경안을 보고 받고 이를 확정했다.
삼성전자는 2014년과 2017년, 2018년 세 차례에 걸쳐 구내식당 경쟁 입찰을 추진했지만 이마저도 미전실에 의해 중단됐다. 미전실 조직이 없던 때에는 미전실 역할을 했던 사업지원 태스크포스(TF)와 인사지원팀에서 그 역할을 했다.
공정위는 9년간의 부당지원행위로 웰스토리가 미전실이 의도한 이익률을 훨씬 상회하는 25.27%의 평균 직접이익률을 시현했다고 판단했다. 평균 영업이익률은 15.5%로, 같은 기간 아워홈·현대그린푸드·CJ프레시웨이 등 상위 11개 경쟁 사업자의 평균 영업이익률(3.1%)을 5배 이상 상회했다.
육성권 공정위 기업집단국장은 "웰스토리는 계열회사의 내부거래를 통한 지원 행위 없이는 독자적인 생존조차 불투명한 회사"라며 "1위 사업자라는 수식어가 무색할 정도"라고 말했다.
실제 지원 기간 동안 웰스토리가 삼성전자 등 4개사로부터 시현한 영업이익은 누적 4859억원(연평균 694억원)인데 반해, 비계열사 영업이익은 누적 103억원 적자(연평균 15억원 적자)를 냈다.
육 국장은 "웰스토리는 내부 지원을 발판으로 외부 사업장의 신규 수주는 영업이익률 0%, 재계약은 영업이익률 –3%를 기준으로 해 적극적으로 시장 지배력 확대에 나섰다"며 "이로 인해 독립 급식업체는 입찰 기회 자체를 상실했고, 다른 급식 입찰에서도 불리한 조건에서 수주 경쟁을 할 수밖에 없었다"고 지적했다.
이에 공정위는 삼성 5개 계열사에 2349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이는 부당지원행위 사건 집행 이래 최대 규모다.
각 사별로 삼성전자가 1012억2700만원을 부과받았다. 이 역시 국내 단일기업 규모로는 역대 최대 규모다. 삼성웰스토리(959억7300만원), 삼성디스플레이(228억5700만원), 삼성전기(105억1100만원), 삼성SDI(43억6900만원)에도 각각 과징금을 부과했다. 또 삼성전자 법인과 최지성 전 미전실장을 검찰에 고발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