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트그룹, 中 국영기업과 합작사 설립... 10억명 금융정보 넘어가나

2021-06-24 08:01
WSJ "앤트그룹, 중국 국영기업과 신용정보회사 설립"

앤트그룹 [사진=Ảnh]

중국 알리바바의 핀테크 계열사인 앤트그룹이 중국 국영기업과 신용정보회사를 설립한다. 현실화할 경우 10억명의 금융정보가 중국 당국에 넘어가게 된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지적했다.

23일(현지시간) WSJ에 따르면 앤트그룹과 중국 국영기업은 이르면 3분기 이내에 합작 신용정보회사를 출범시킨다.

합작 신용정보회사가 출범할 경우 앤트그룹이 보유한 알리페이 사용자 10억명 이상의 금융정보가 중국 당국 관할로 넘어가게 된다. 한 소식통은 “중국 당국은 국영기업이 합작 회사의 운영을 주도해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귀띔했다.

중국은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개인과 기업의 은행 대출 내역 등을 취합해 신용을 평가한다. 그러나 은행 대출이 없거나, 대출을 받지 못한 국민에 대한 신용 평가는 불가능한 상태다. 이 때문에 중국 당국은 사기업에 보유한 금융정보를 정부와 공유하길 요구해 왔다. 앤트그룹을 포함한 중국 핀테크 기업들은 소비자 금융정보를 통해 자체적인 신용평가 시스템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알리페이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소액 대출과 각종 투자상품을 판매하는 앤트그룹도 지마 크레디트라는 신용정보회사를 자회사로 둔 상태다.

그러나 앤트그룹은 최근까지 고객의 동의가 없다는 이유로 정보를 공유하라는 당국의 요구를 거부해왔다.

WSJ는 “중국 당국의 노골적인 규제 작업 때문에 앤트그룹이 기존 입장을 바꾼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앞서 앤트그룹은 지난해 11월 홍콩과 상하이 증권시장에서 사상 최대 규모의 기업공개(IPO)를 할 예정이었지만, 마윈의 당국 비판 발언이 파문을 일으킨 뒤 중단됐다. 이후 중국 당국은 앤트그룹뿐 아니라 마윈이 창업한 알리바바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는 등 전방위적으로 압박을 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