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정부 4년 간 아파트값 2배 껑충…강남 아파트 사려면 50년 걸린다
2021-06-23 10:51
소득하위 20% 이하 저소득층, 강남 아파트 사려면 237년 모아야
문재인 정부 4년간 서울아파트값이 5억7000만원(30평형 기준)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4년 전 아파트 구입까지는 14년이 소요됐으나 이제는 25년 동안 소득을 꼬박 모아야 아파트를 구입할 수 있을 전망이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이 지난 4년간 서울아파트 시세변동을 분석한 결과,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2017년 5월 30평형 아파트를 기준으로 5억7000만원이 상승했다고 23일 밝혔다.
경실련 자료에 따르면, 2017년 6억2000만원이었던 30평형 아파트는 현재 11억9000만원으로 폭등했다. 당시 평당 서울아파트값은 2061만원이었으나, 지금은 1910만원(93%)이 오른 3971만원으로 확인됐다.
경실련은 “서울 30평형 아파트 매입에 걸리는 시간을 계산해보니 2017년 당시 처분가능소득 평균인 4520만원(통계청, 가계금융복지조사)을 기준으로, 구입까지 14년이 소요됐다”며 “그러나 문재인 정부 4년간 아파트값은 두 배 가까이 올랐으나 실질소득은 298만원(7%)밖에 오르지 않아 이제 소득을 전액 모으더라도 아파트 매입까지는 25년이 걸린다. 4년 전 14년보다 무려 11년이 늘어난 수치”라고 강조했다.
서울아파트 중에서도 강남3구(강남‧서초‧송파)를 살펴보면, 2017년 5월 당시 강남 아파트값은 평당 4334만원이었으나, 4년이 지난 현재 3623만원(84%)이 올라 7957만원이 됐다. 30평형 아파트로 환산하면 13억원이었던 아파트가 10억9000만원이 올라 23억9000만원이 된 것이다.
경실련은 “강남 아파트의 경우 4년 전보다 가격이 84% 올랐는데, 이를 소득상승액과 비교하면 365배에 달하는 수치”라며 “정부가 소득주도성장을 앞세우던 것과는 다르게 소득을 전액 모으더라도 아파트를 사려면 50년이 걸린다. 이는 4년 전보다 무려 21년이 더 늘어난 것으로, 결국 불로소득이 주도한 거품 성장만 이룬 셈“이라고 꼬집었다.
강남3구를 제외한 비강남 22개구 아파트의 가격변동 조사 결과, 문재인 정부 임기 동안 서울아파트값 상승은 비강남 지역이 주도한 것으로 조사됐다.
4년 전 비강남 아파트값은 평당 1751만원이었으나, 현재는 1676만원(96%)이 올라 3427만원으로 확인됐다. 30평형 아파트로 환산하면 5억3000만원 아파트가 5억이 올라 10억3000만원이 됐다. 비강남 아파트값 상승률은 강남 상승률인 84%보다 높게 나타났다.
경실련은 “문재인 대통령이 작년 1월 신년기자회견에서 ‘서민들이 납득하기 어려울 만큼 급격한 가격상승이 있었는데, 원상회복(2017년 5월 취임 이전 수준)해야 한다’고 말했지만, 1년 뒤인 지난 1월 기준으로 오히려 1억7000만원(평당 559만원)이 더 올랐다"며 "임기는 점점 짧아지는데 원상회복까지 떨어트려야 하는 값은 점점 커지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국토교통부가 거짓통계를 내고 있다고 지적했다.
경실련은 “국토부는 서울아파트값이 2017년 5월부터 작년 5월까지 14%, 12월까지는 17%가 올랐다고 주장하지만, 정작 조사대상과 산출근거 등의 자료는 전혀 공개하지 않고 있다”며 “반면 KB국민은행 평균 매매가격 자료에 따르면, 각각 상승률은 51%, 75%로 조사됐다. 이는 경실련 조사 결과인 52%, 79%와 비슷한 것으로, 국토부 통계만 3~4배 낮은 거짓 통계”라고 설명했다.
이어 “국토부 주장대로 상승률 17%를 적용하면 서울아파트값은 15억2000만원이 되는데, 이는 경실련 조사결과인 22억7000만원의 67% 밖에 되지 않는다”며 “지금이라도 집값을 잡겠다는 의지가 있다면 왜곡된 부동산 통계부터 전면 개혁해 집값 상승 실태를 정확히 파악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또 부동산 시장 왜곡을 바로잡기 위해 정부·여당은 3기 신도시, 공공재개발 등 집값 상승을 유발하는 정책을 백지화하고, 토지임대부 주택 및 30년 이상 장기 공공주택을 대량 공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부동산 투기 조직으로 전락한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해체하고, 부동산 부자 공직자들을 전면 교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실련은 “왜곡된 통계 개혁을 통한 정확한 현실 인식과 근본적인 정책 기조 전환은 집값을 잡는 첫걸음이 될 것”이라며 “만일 정부·여당이 끝까지 변화를 거부하고 집값 상승을 계속해서 부추긴다면 국민의 준엄한 심판으로 혹독한 결과를 맞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