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가파른 물가상승(인플레이션)을 인정했다. 다만 현재의 물가상승세가 곧 사라질 '일시적 현상'이라는 기존의 견해도 함께 내놨다.
 
21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파월 의장은 다음날 출석할 의회 청문회에 앞서 준비한 사전 증언자료(발언록)에서 미국 경제가 계속해서 개선되는 동안 물가상승률도 크게 올랐다고 밝혔다.

파월 의장은 증언자료에서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증가함에 따라 향후 몇 달 안에 일자리 증가가 회복될 것"이라며 "현재 이들을 압박하는 코로나19 관련 요인이 완화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시장이 우려하는 물가상승에 대해서도 "코로나19 관련 공급 병목현상이 사라지면 마찬가지로 완화될 것"이라고 했다.

파월 의장은 코로나19 변이바이러스 출현으로 '코로나19'라는 전염병이 여전히 경제에 위험한 요소라고 지적하며 미국 내 백신 접종 속도가 정체하고 있다는 점을 우려했다. 그는 "백신 접종이 지속되면 정상적인 경제 상황을 회복하게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WSJ은 이날 파월 의장의 증언자료가 지난 16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이후 가진 기자회견 내용에서 크게 달라진 것이 없다고 설명했다.

파월 의장은 지난 16일 기자회견에서 "경제는 분명히 나아졌다"며 "백신 접종과 연방정부 실업급여 확대로 올해 가을까지 고용시장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경제가 상당한 추가 진전이라는 위원회의 목표에는 부족하지만, 명확히 진전이 있었다"면서 자산매입축소(테이퍼링)에 대해 논의를 했다고 전하기도 했다. 

다만 구체적인 발표 및 도입 시점에 대한 언급은 없이 "더 많은 데이터(경제지표)를 봐야 시점에 관해 얘기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이어 향후 회의에서 자산매입축소에 대한 계획을 발표하는 것을 고민하는 게 적절할 것이라는 다소 복잡한 표현으로 자산매입축소에 대해 설명하며 "테이퍼링 관련 결정을 발표하기 전에 사전에 알리겠다"고 부연했다.

WSJ에 따르면 파월 의장은 22일 미국 하원 소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코로나19 위기 관련 연준의 경제 지원 노력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특히 코로나19 사태 초기에 시중에 현금을 대량으로 풀기로 한 연준 통화정책의 효과가 집중적으로 다뤄질 전망이다.

아울러 대규모 유동성 공급으로 시장의 혼란 진정에 도움이 됐는지, 대출이자 인상 요인은 없앴는지, 기업과 지방정부 등 자금이 필요한 곳에 현금이 즉시 지급됐는지 등이 언급될 예정이라고 WSJ은 전했다.

파월 의장은 연준의 각종 대출 정책에 대해 "2조 달러 이상의 자금을 시중에 푸는 것을 지원했다"면서 기업, 비영리기관, 지방정부 등에서 실업률이 낮아졌다고 자료에서 설명했다.

한편 WSJ은 파월 의장이 청문회에서 경제회복 지원을 목표로 한 연준의 통화정책에 대한 의문을 제기할 것으로 예상했다. 연준은 2020년 3월부터 제로(0~0.25%) 수준의 저금리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또 같은 해 6월부터는 1200억 달러(약 135조8400억원) 규모의 국채와 주택담보대출(모기지) 채권을 사들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