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장일치 동결 외쳤던 연준 '분열'…파월은 신중·단호 강조

2023-11-10 11:22
일주일 전 만장일치 동결
비둘기파 "고금리 장기화" vs 매파 "추가 금리인상"
파월 "회의별 대응…경제 지표에 과잉 반응 말아야"

제롬 파월 연준 의장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일주일 전 만장일치로 금리 동결을 외쳤던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추가 금리 인상 여부를 두고 분열되고 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신중하면서도 단호한 통화정책의 운용을 강조했다.
 
9일(현지시간) 야후 파이낸스에 따르면 파월 의장은 이날 국제통화기금(IMF)이 주최한 콘퍼런스에 패널 토론자로 참석해 "(인플레이션이) 우리의 목표치인 2%를 향한 지속적인 진전이 확실하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다. 인플레이션은 우리에게 착시(헤드 페이크)를 줬다”며 “만약 정책을 더욱 긴축하는 것이 적절하다면 우리는 주저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파월 의장은 회의별로 경제 지표에 의존하는 접근 방식을 취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경제 지표가 좋든 나쁘든 그것에 과잉 반응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파월 의장은 "몇 달 간의 좋은 경제 지표에 잘못 움직일 위험과 과도하게 긴축할 위험을 모두 해결할 수 있도록 계속 신중하게 움직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목소리로 동결을 외쳤던 연준 인사들은 최근 서로 다른 목소리를 내고 있다. 매파 인사들은 추가 금리 인상의 필요성을 시사했다. 미셸 보우만 연준 이사는 이날 한 연설에서 이달 초 연준의 금리 동결 결정을 지지하면서도, 적시에 인플레이션을 낮추기 위해 금리를 더 올려야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또한 보우만 이사는 변동성이 큰 식품 및 에너지 가격을 제외한 서비스 물가의 상승세가 완고하게 지속될 위험이 있다고 우려했다.
 
세인트루이스 연은의 캐슬린 오닐 파에즈 총재 대행 역시 연준의 금리 동결 결정을 지지하면서도, 필요하다면 연준이 추가 인상을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비둘기파 인사들은 고금리 장기화의 필요성을 시사했다. 패트릭 하커 필라델피아 연은 총재는 전날 현 금리 수준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데 찬성한다고 밝혔다. 그는 단기간 내 금리를 인하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했다.
 
토마스 바킨 리치먼드 연은 총재는 이날 “인플레이션이 2%까지 순조롭게 내려가는 경로에 있는지 아직 확신하지 못한다”며 “주거와 서비스 인플레이션이 역사적 수준보다 여전히 높다”고 지적했다. 다만, 그는 “누적된 긴축의 영향을 아직 완전히 보지 못했다”며 연준이 통화정책을 결정할 시간을 벌었다는 유보적 태도를 나타냈다.
 
래피얼 보스틱 애틀랜타 연은 총재도 비슷한 견해를 펼쳤다. 그는 “통화정책이 현재 충분히 제약적일 것으로 생각하지만, 여전히 그 과정에서 어려움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