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임원 심층 분석]② 삼성전자 이사회, 다양성·독립성 키우며 진화

2021-06-22 05:22
2011년 7명⇒2021년 11명...각 분야별 전문가 늘어
전체 임원 1077명 중 여성은 58명으로 5.4% 차지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 말이 있듯이 삼성전자 이사회도 과거 10년간 다양한 변화를 통해 회사가 글로벌 기업으로서 입지를 굳히는 데 기여했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규모가 확대되고, 다양한 직군의 전문가를 영입했다는 점이다. 이 과정에서 여성의 이사회 참여도 늘어났다.

21일 삼성전자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이 회사의 이사회는 11명으로 구성됐고, 그중 2명이 여성이다. 삼성전자는 10년 전인 2011년에는 7명, 5년 전(2016년)에는 9명이었다.

숫자로는 4명이 늘어난 것이지만, 10년 사이에 이사회 규모를 57.1% 확대한 셈이다. 이는 지난 10년 간 삼성전자의 사업 규모가 그만큼 커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2011년 삼성전자는 디지털미디어·정보통신사업을 담당하는 완제품 사업부문과 반도체·LCD 사업을 담당하는 부품 사업부문 등 2개 부문으로 구성돼있었다.

현재는 소비자 가전을 담당하는 CE부문, IT·모바일을 담당하는 IM부문, 반도체·디스플레이 등을 담당하는 DS부문에 더해 2017년 인수한 하만 부문까지 총 4개 부문으로 운영된다.

이 기간 삼성전자의 자산총계 역시 136조5322억원에서 392조8263억원으로 약 세 배 규모로 성장하는 등 기업이 성장함에 따라 자연스럽게 이사회 규모도 커진 것으로 보인다.

 

[아주경제 그래픽팀]



이사회 규모가 성장하면서 다양성·독립성도 강화되는 등 질적인 진화도 이뤄냈다.

2011년 3월 기준 삼성전자 이사회 구성원은 7명 모두 남성이었으나 10년이 지난 올해 3월 기준으로는 11명 중 2명, 18.2%가 여성으로 구성돼있다.

현재 삼성전자 이사회 중 여성 이사는 김선욱 이화여대 명예교수와 안규리 서울대 의과대학 명예교수로, 각각 2018년과 2019년 선임됐다.

이사회 구성원 면면을 보더라도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포진해 다양성을 강화했다.

공시된 삼성전자 사외이사진의 주요 경력을 살펴보면 10년 전에는 법, 경영, 경제, 금융 분야 등에서 전문가를 영입해 기업 경영전반에 대한 업무를 담당하게 했다.

그러나 현재는 정책, 법, 전기공학, IT·모바일, 의학, 금융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사외이사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특히 서울대 의대 명예교수인 안 교수를 사외이사로 영입한 것은 삼성전자가 향후 의료기기, 모바일을 활용한 헬스케어 등에서 시장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이사회 의장을 사외이사가 맡게 되면서 이사회 독립성이 강화된 것도 특이점이다. 삼성전자 이사회는 지난해 2월 박재완 사외이사(성균관대 국정전문대학원 명예교수)를 의장으로 선임했다.

당시 삼성전자는 “이사회는 이사진 간 의견을 조율하고 이사회 활동을 총괄하는 역할에 적임이라고 판단되는 박 사외이사를 의장으로 선임했다”며 “이사회의 독립성과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이사회 의장은 대표이사와 분리돼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