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태성 노동당 선전 비서 겸 선전선동부장의 행방이 네 달 가까이 공개되지 않으면서 신변 이상설에 무게가 실린다. 박 비서의 북한 내 공식 서열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제외하고 5번째, 노동당 서열로는 3번째다. 핵심 요직을 맡고 있을 뿐만 아니라 김정은식 '공포정치'를 뒷받침 하는 인물로 꼽혀왔다. 

16일 조선중앙통통신은 북한이 지난 15일 김 위원장 주재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8기 제3차 전원회의를 열었다고 보도했다. 이날 통신이 공개한 사진 속 전원회의 주석단에는 김 위원장을 비롯해 정치국 상무위원, 위원들이 자리했다. 다만 당 중앙위원회 비서 가운데 박 비서만 빠지면서 지난 1월 노동당 8차 대회 이후 인사 조치가 이뤄졌다는 관측이 나온다. 박 비서는 지난 2월 광명성절(김정일 국방위원장 생일·2월 16일) 금수산태양궁전 참배를 마지막으로 모든 공개석상에서 사라졌다. 정부 당국 관계자는 "박태성 실각설에 대해 확인된 바는 없지만 주요 행사에 불참하고 있어 예의주시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김정은 집권 첫해인 2012년 8월 조직지도부 부부장에 임명되면서 측근으로 부상했다. 당 조직지도부에서 당 사업을 익힌 정통 당료 출신으로 평남도당 책임비서, 당중앙위 부위원장, 최고인민회의 의장 등을 거쳐 지난 1월 당대회를 통해 당 선전 비서로 발탁됐다. 지난 2013년 11월 장성택 전 노동당 행정부장의 숙청을 논의한 '삼지연 8인방' 중 한 명으로도 꼽힌다. 또 2017년에는 김원홍 전 국가안전보위상(한국의 국가정보원장에 해당) 해임을 주도하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북한 내 식량 상황이 예상보다 심각한 상황인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태풍과 장마 피해에 이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까지 겹치며 경제난이 장기화되면서다. 

김 위원장은 이날 전원회의에서 식량 문제를 거듭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농업부문에서 지난해의 태풍피해로 알곡 생산계획을 미달한 것으로 하여 현재 인민들의 식량형편이 긴장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전원회의에서 그 해결을 위한 적극적인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며 "농사를 잘 짓는 것은 현시기 우리 당과 국가가 최중대시하고 최우선적으로 해결하여야 할 전투적 과업"이라고 강조했다.

실제 유엔 세계식량농업기구(FAO)와 농촌진흥청이 내놓은 북한의 식량 생산량 지표에 따르면,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10월까지의 식량 생산량 추산치를 총 556만 1000t으로 예측된다. FAO는 식량 부족분을 85만8000t으로 추산하면서 수입이나 원조를 통해 해결되지 않으면 올해 8∼10월이 '혹독한 시기'가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