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文, 獨 큐어백 대표에 “韓, 亞·太 백신 생산 거점으로”

2021-06-15 22:02
G7 정상회의 이어 오스트리아서도 ‘백신 외교’ 총력
‘2세대 백신’ 개발 독일 기업 CEO와 화상회담 진행
AZ·노바백스·모더나 이은 네 번째 위탁생산 가능성

오스트리아를 국빈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간) 오스트리아 빈의 한 호텔에서 프란츠 베르나 하스 큐어백 최고경영자(CEO)와 화상면담을 하고 있다. 오른쪽 화면은 권덕철 보건복지부 장관.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 이어 유럽 국빈 방문 중에서도 연일 ‘백신 외교’에 집중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15일(현지시간) 부작용이 상대적으로 적다고 평가 받는 ‘mRNA(메신저 리보핵산)’ 기술을 기반으로 한 독일 제약업체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생산 시설을 유치하기 위해 오스트리아 현지에서 해당 기업을 만났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스트리아 빈에서 독일 큐어백의 프란츠 베르너 하스 최고경영자(CEO)와의 ‘화상 면담’에서 “큐어백의 아시아·태평양 지역 생산 거점으로 한국을 우선 고려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이 서면 브리핑을 통해 밝혔다.

큐어백은 모더나·화이자에 이어 mRNA 기술을 적용한 코로나19 백신을 개발하는 중이다. 변이 바이러스에 효과가 큰 것으로 알려져 최근 이른바 ‘2세대 백신’으로 각광받고 있다.

문 대통령은 먼저 “WHO(세계보건기구)에 따르면 금년에 110억 도스의 백신이 필요하다고 했으나 아직 기업들의 공급 물량은 이에 크게 미치지 못하는 현실”이라며 “한국은 백신의 높은 품질, 생산 물량의 신속한 확대, 전 세계에 공평하게 공급하려는 의지에 대해 자부하고 있다”고 운을 뗐다.

이어 “큐어백이 변이 바이러스에 대응이 가능한 2세대 백신을 개발하고 있음을 잘 알고 있다”면서 “큐어백의 뛰어난 mRNA 기술과 한국이 보유한 고품질 생산 인프라의 결합은 전 세계 코로나19 종식을 앞당길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한국 정부는 원·부자재 및 생산시설 확충 등 모든 행정적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며 전폭적 뒷받침을 약속했다.

이에 하스 CEO는 “이미 29개의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가 출현했고, 국경을 초월해 퍼진다는 점에서 전 세계 제약회사와 네트워크를 발전시켜야 한다”고 화답했다.

특히 “한국은 최고 수준의 유수 제약회사들이 많기 때문에 협력 여지가 많다”면서 문 대통령의 요청을 수용하겠다는 의사를 내비치기도 했다.

큐어백이 제안을 수용할 경우 아스트라제네카, 노바백스, 모더나에 이은 국내 네 번째 코로나19 백신 위탁생산이 된다. 큐어백은 이달 내 3상 임상시험 결과를 발표하는데, 기업 규모가 작아 글로벌 공급을 위해선 위탁생산이 필수라는 게 업계의 평가다.

문 대통령은 앞서 지난 12일 G7 정상회의에서도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만나 협력을 설득했고, 메르켈 총리는 “독일 mRNA 기술을 보유한 업체들과 협의하겠다”고 답한 바 있다.

문 대통령은 하스 CEO에게 “큐어백의 뛰어난 mRNA 기술력과 한국이 보유한 고품질의 안전하고 믿을 수 있는 생산 인프라의 결합은 전 세계 코로나19 종식 시점을 앞당기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번 순방기간 중 문 대통령의 독일 메르켈 총리와의 정상회담 및 큐어백 CEO와의 화상 면담을 계기로 향후 지속적으로 백신 협력방안을 논의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화상 면담에는 문 대통령과 하스 대표 외에 한국에서 권덕철 보건복지부 장관과 안토니 블랑 큐어백 최고사업책임자(CCO)가 화상으로 배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