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찾아온 메타버스] ③ 메타버스도 '플랫폼 장악'이 살길... 빅테크 기업 각축전
2021-06-16 00:05
미국 페이스북, 중국 텐센트 가장 적극적 투자
페북, 2014년 VR 첫 투자... 가상세계 '호라이즌' 구축
"구글 애플 영향력 벗어나기 위해 적극적 투자" 분석
텐센트, 에픽 스냅 스포티파이 등 1200여개 기업 투자
"플랫폼, 콘텐츠 경쟁력 갖춰 메타버스 시장 성장 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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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 인스타그램 같은 소셜미디어와 메신저 왓츠앱을 서비스하는 페이스북은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같은 기술이 이용자 간의 소통 방식을 한 단계 더 발전시킬 수 있다고 봤다. 이에 페이스북은 2014년에 VR 헤드셋 업체 ‘오큘러스 VR’를 23억 달러(약 2조5000억원)에 인수했다. 당시 창업한 지 2년도 되지 않은 데다, VR 헤드셋을 정식으로 출시하지 않은 신생업체를 페이스북이 거액에 인수한다는 소식에 전 세계 IT업계의 이목이 쏠렸다. 당시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는 “모바일 시대의 다음은 VR”이라며 “오큘러스의 기술은 완전히 새로운 종류의 경험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저커버그 CEO는 메타버스가 차세대 플랫폼이 될 것이라고 7년 전에 예측한 것이다.
페이스북이 2019년 출시한 VR 소셜미디어 서비스 ‘호라이즌’은 그동안 축적해온 메타버스 기술의 집약체다. 가상의 공간에서 친구들과 해변으로 놀러 가고, 게임을 즐길 수 있다. 이용자가 원하는 환경을 직접 구축할 수도 있다. 페이스북은 연내 AR 기술을 접목한 ‘스마트 안경’도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게임·영상 제작에 사용되는 3D 제작 플랫폼 ‘언리얼엔진’, 글로벌 인기 게임 ‘포트나이트’를 개발한 에픽게임즈가 대표적인 예다. 텐센트는 2013년 이 회사의 지분 48.4%(현재 40%)를 확보했다. 포트나이트는 트래비스 스콧 같은 유명 가수가 콘서트를 진행할 정도로 주목받는 가상 공간이다. 텐센트는 이외에도 미국 소셜미디어 회사 스냅과 음원 스트리밍 업체 스포티파이의 지분을 각각 12%, 9% 보유하고 있다. 스냅의 AR 콘텐츠와 스포티파이의 음원 콘텐츠는 모두 텐센트가 구축한 메타버스 세계에서 활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텐센트는 이외에도 중국의 이커머스 기업 징동, 핀둬둬, 메이투안 등에도 투자했는데, 이들 또한 메타버스 생태계 내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또한 마이크로소프트는 같은 달 ‘이그나이트 2021’ 콘퍼런스에서 3D 디지털 협업 플랫폼 'MS 메시(Microsoft Mesh)'를 공개했다. MS 메시는 다른 지역에 있는 사용자들이 같은 공간에 있는 것처럼 느끼게 해준다. 당시 마이크로소프트는 MS 메시 시연 영상에서 혼합현실(MR) 기기 '홀로렌즈2’를 쓴 사용자들이 디지털 아바타의 모습으로 동료들과 만나 대화하는 모습을 연출했다. 알렉스 키프만 마이크로소프트 인공지능(AI)·MR 기술 펠로는 홀로렌즈2와 결합한 메시는 영화와 게임을 적용해 몰입감 넘치는 경험을 제공할 수 있고, 사용자들은 자신의 디바이스 종류와 상관없이 서로 소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구글은 지난달 초 온라인으로 개최한 연례 개발자 콘퍼런스 ‘구글 I/O’에서 3D 통신 기술 '스타라인'을 공개했다. 기존 영상회의 기술에 3D 콘텐츠 기술을 접목한 것이 특징이다. 고해상도 카메라로 대화 상대방을 스캔해 실제 눈앞에서 보는 것처럼 3D 콘텐츠로 구현하는 식이다. 이 서비스는 맞춤형으로 제작한 첨단 장비가 필요해 구글 내에서도 일부 사무실에서만 쓸 수 있다. 구글은 "누군가와 함께 있다는 느낌을 만들 수는 없을까"라는 질문을 시작으로 이 기술을 개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윤기영 한국외국어대학교 겸임교수는 "다수의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기업이 가상현실 플랫폼 선점을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일 것"이라며 "정부, 기업, 개인이 이 치열한 플랫폼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미래변화를 전망한 미래전략을 준비해야 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