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계 매도 리포트에 금호석유·롯데케미칼 주가 '수난시대'

2021-06-13 18:00

[사진=금호석유화학]

외국계 증권사가 국내 일부 화학주에 대해 잇달아 '매도' 의견 리포트를 발행하면서 주가가 출렁이고 있다. 공매도도 크게 늘어 향후 주가 하락을 점치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섣부른 하락론을 경계해야 한다는 반박도 제기된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1일 롯데케미칼 주가는 종가 기준 26만5500원을 기록하며 전일 대비 0.56%(-1500원) 하락으로 마감했다. 이로써 롯데케미칼 주가는 4거래일 연속 하락했다.

같은날 금호석유는 전일 대비 3.58%(7500원) 상승한 21만7000원을 기록, 2거래일 연속 상승했다. 하지만 지난 8일 종가(22만3000원)보다는 여전히 주가가 약세인 상황이다.

반면 같은 기간 화학주는 전반적으로 오름세를 보였다. 지난 8일 7562.56포인트를 기록했던 코스피 화학 지수는 11일에는 1.45% 증가한 7672.60포인트를 기록했다.

화학주가 약진하고 있음에도 두 기업의 주가가 힘을 쓰지 못하는 까닭은 외국계 증권사의 '매도' 리포트 때문이다. JP모건은 지난 9일 금호석유에 대해 목표주가를 34만원에서 18만원으로 변경하고 투자의견 매도를 제시하는 리포트를 발표했다. 골드만삭스도 10일 롯데케미칼의 목표주가를 하향조정하고 매도 의견을 제시하는 리포트를 발간했다.

이들 외국계 증권사가 금호석유와 롯데케미칼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을 발표한 배경에는 '실적 피크아웃' 우려가 자리한다. JP모건은 "제품 스프레드가 1분기를 고점으로 하락을 시작했기 때문에 상반기가 수익의 고점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골드만삭스도 "석유화학 제품의 공급 과잉이 우려되고 원료 가격이 상승해 실적이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백영찬 KB증권 연구원은 11일 발간한 보고서에서 "6월 둘째주 화학제품 가격은 합성수지를 중심으로 전반적인 약세 국면이 지속되고 있다"며 "국제유가 강세로 인해 일부 화학기업의 수익성 하락이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이들 기업의 실적 피크아웃 우려가 지속적으로 제기되면서 주가 하락을 점치는 공매도도 증가 추세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9일 33억1400만원이던 롯데케미칼의 공매도 거래대금은 11일 93억4100만원으로 3배 가까이 늘었다. 비중은 6.08%에서 12.11%로 확대됐다. 같은 기간 금호석유도 공매도 대금은 69억8900만원에서 169억300만원으로, 비중은 2.62%에서 17.06%로 급증했다.

다만 외국계 증권사의 실적 피크아웃 우려에 대한 반론도 존재한다. 윤재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현재 주가는 과거 업황 부진기에 기록했던 최저 수준에 불과하고 실적 전망치를 기준으로 보면 과도하게 저평가돼있는 수준"이라며 "수요에 대한 이해나 상황에 대한 해석이 없는, 감에 근거한 주장은 경계해야 한다"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