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오른팔' 왕치산 측근, 부패 혐의기소... 왕치산 퇴출 임박했나
2021-06-11 14:41
왕치산 최측근 둥훙, 비리 의혹 수사 끝나 기소
지방정부 재직 때부터 뇌물수수,... 왕치산 신변에도 주목
지방정부 재직 때부터 뇌물수수,... 왕치산 신변에도 주목
10일 중국 관영 신화통신 등에 따르면 전날 중국 최고인민검찰원은 뇌물 수수 혐의에 대한 둥훙 전 기율위 검사관에 대한 조사를 마쳤다며, 산둥성 칭다오시 인민법원에서 곧 재판을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둥훙은 1992년 광둥성 포산(佛山)시장 보조관을 거쳐 1998년 광둥성 인민정부 발전연구센터 부주임과 주임을 맡았던 인물이다. 2000년부터 왕치산을 따라 광둥성 인민정부 부 비서실장, 국무원 경제체제개혁판공실 산업사(司·국) 사장, 베이징시 정부 부비서실장 등을 역임했고, 지난 2013년부터 2014년까지 중앙 제2순시조 부조장, 중앙 제1순시조 조장을 지냈다.
특히 왕 부주석이 시 주석 집권 1기(2012~2017)에 중앙기율위원회 서기를 맡아 반부패 사정 작업에 앞장섰을 때 둥훙도 당시 중앙 사정조직의 지도부에서 왕 부주석과 함께 일했다.
왕 부주석의 최측근이었던 셈이다. 그랬던 그가 거액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구속된 뒤 지난 4월 공산당에서 출당 조치됐다. 중국에서 출당 조치는 정치 생명이 끝났다는 의미다.
주목되는 점은 왕 부주석의 신변이다. 중국에서 최고위 관리의 최측근이 처벌받는 경우는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지난 2016년 후진타오 전 주석의 최측근이었던 링지화가 국가기밀 불법 취득, 직권 남용 등 혐의로 처벌을 받은 이후 최근에는 이 같은 사례가 거의 없었다.
왕 부주석의 신변에도 이상이 생기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영국 파이낸셜 타임스(FT)는 “왕 부주석이 당 기율위 서기를 맡았을 때는 중국의 2인자에 버금가는 권력을 누렸지만, 부주석 취임 이후에는 뚜렷한 활동이 없다”며 “당초 부주석 취임 때 그가 많은 역할을 맡을 것이란 예상과 달리 그의 존재감은 미미하다”고 지적했다.
최근 시 주석이 반부패 캠페인을 다시 강화하고 있다는 점도 왕 부주석의 신변 이상설을 뒷받침 한다. 지난 1월 시 주석은 “공산당의 가장 큰 위험은 부패”라며 고강도 기강 잡기를 예고했다.
다만 지난 3월 열린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 폐막식에서 왕 부주석은 시 주석과 나란히 서며 건재함을 과시한 바 있어서 그의 신변 이상설은 기우라는 해석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