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영현 삼성SDI 사장 “美 배터리 시장 진출 검토”…지동섭 SK이노 대표 “투자 속도”

2021-06-09 14:50

9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인터배터리 2021'을 방문한 전영현 삼성SDI 사장(오른쪽 세번째), 문승옥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오른쪽 두번째)이 나란히 전시장 투어를 하고 있다. [사진=김지윤 기자]

국내 배터리 업체 3사가 미국 시장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중국과의 기술 패권 경쟁 대응 차원에서 배터리를 전략적 육성 품목으로 꼽고 힘을 실어주고 있는 기회를 놓칠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전영현 삼성SDI 대표이사(사장)는 9일 오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인터배터리 2021'에서 미국에 생산시설을 건립하는 등 시장 진출 여부에 대해 "고객과 상황에 따라 다르다"면서도 "검토 중인 단계"라고 말했다.

삼성SDI는 한국, 헝가리, 중국 등에 배터리 생산 공장을 두고 있다. 미국에는 배터리팩 공장만 두고 있다.

삼성SDI의 경쟁사인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은 각각 GM, 포드와 합작사(JV)를 설립하고 미국 시장에 대응 중이다.

업계에선 삼성SDI 역시 조만간 JV를 설립 등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대해 전 사장은 "열어두고 고민하고 있다"고 답했다. 

전 사장은 국내 완성차 업체들과의 협력도 여러 방면으로 고민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완성차는 핵심 고객이기 때문에 꾸준히 보고 있다"고 말했다.

전 사장은 이날 현대자동차의 첫 전용 전기차 '아이오닉 5' 등을 관심있게 지켜봤다. 아이오닉 5에는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가 탑재됐다.

전 사장은 "아이오닉 5 등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가 탑재된 전기차들을 실물로 본 것은 처음"이라며 "우리도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지동섭 SK이노베이션 배터리사업 대표는 이날 미국 조지아주 배터리 3·4공장 추가 건설에 속도를 내겠다고 했다. 그는 "부지부터 먼저 선점하고 본격적으로 바로 투자에 들어갈 것"이라며 "오래 끌 일은 아니다. 구체적인 것이 잡히면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SK이노베이션은 미국 조지아주에 총 생산규모 21.5기가와트시(GWh)에 달하는 1·2공장을 건설 중인데, 최근 포드와의 합작법인 설립을 통해 3·4공장도 인근에 건설키로 했다.

지 대표는 "전기차가 본격적으로 출시되면서 전기차에 대한 관심이 실제로 많아졌다"며 "K배터리가 세계로 뻗어나가는 것을 많이 알아줘서 작년과 분위기가 너무 다르다"고도 말했다. 

이날 전시회에는 전 사장, 지 대표를 비롯해 문승욱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김동명 LG에너지솔루션 부사장, 민경준 포스코케미칼 대표, 최수안 엘앤에프 대표 등이 참석했다. 이들은 함께 전시장 부스 투어를 한 뒤 약 1시간 동안 비공개 간담회를 진행했다.

간담회를 마치고 나온 문 장관은 "(기업들이) 핵심인력을 확보하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며 인력에 관한 말씀을 많이 했고, 소재 확보를 위한 정부 협업 등 건의가 있었다"며 "다음 달 발표한 'K배터리 산업발전 전략'에 업계 건의를 최대한 담아 기업들이 활력 있게 사업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 부사장은 "인력 확보와 충전 인프라 구축, 전기차 보급률에 대한 지원 정책 필요성을 정부 측에 강조했다"고 말했다.

한편, 올해로 9회째를 맞는 인터배터리는 총 229개 기업, 500부스가 마련되며 역대 최대 규모로 열렸다.
 

9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배터리 전문 전시회 '인터배터리', 친환경 전기차 엑스포 'xEv 트렌드 코리아 2021'개막식에서 참석자들이 테이프 커팅식을 하고 있다. 왼쪽 세번째부터 민경준 포스코케미칼 대표이사, 지동섭 SK이노베이션 사업대표, 문승욱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전영현 삼성SDI 사장 등.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