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 그린론으로 친환경 배터리 사업 가속도···최태원 회장의 파이낸셜 스토리 성공 중

2021-06-09 11:00

SK이노베이션이 친환경 파이낸싱을 통해 전기차 배터리 사업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2019년부터 올해까지 매년 친환경 파이낸싱에 성공해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강조했던 파이낸셜 스토리를 구축해 나가는 모습이다.

9일 SK이노베이션에 따르면 헝가리 코마롬 제2공장 투자를 위한 한국수출입은행 그린론(Green Loan) 5억 달러 차입에 성공했다. 

◆ 친환경 파이낸싱으로 배터리 사업 확장
SK이노베이션은 지난 2019년 국내 기업 최초로 그린론을 통한 자금 조달에 성공했다. 이후 매년 친환경 파이낸싱을 통해 전기차 배터리 사업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번 그린론은 SK이노베이션의 헝가리 제2공장인 SK 배터리 제조업(이하 SKBM)이 조달했으며, SK이노베이션이 채무보증을 서는 방식으로 대규모 장기 자금을 양호한 금융 조건아래 진행됐다. 5억 달러의 자금은 헝가리 제2공장 건설에 사용할 예정이다.

친환경 파이낸싱은 전기차, 신재생 에너지, 고효율에너지 등 친환경 프로젝트에 쓰이는 자금 조달 방법 중 하나로, 그린론·그린본드 등의 방식이 있다. 시장에서 사업의 친환경성과 기업의 사회적 책임 실천을 인정받는 동시에 유리한 조건으로 자금 조달도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특히 최근 전세계적으로 환경에 대한 관심이 고조돼 지속적으로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 2019년 국내 기업 최초로 그린론을 통해 약 8000억원을 조달해 헝가리·미국 등 해외 전기차 배터리 공장과 분리막 생산 공장 건설 투자금으로 활용했다. 또한 미국 현지 법인인 SK배터리아메리카는 지난해 미국 현지에서 그린론 4억5000만 달러(약 5000억원)를 차입했고, 추가로 올해 1월 10억 달러(약 1조1000억원) 규모의 그린본드 발행에 성공했다.

SK이노베이션은 해당 자금을 미국 조지아주에 위치한 전기차 배터리 공장 투자 자금으로 활용했다. SK이노베이션이 배터리·소재 사업투자를 위해 그동안 친환경 파이낸싱으로 확보한 자금은 약 3조2000억원에 달한다.

◆파이낸셜 스토리 지속
이는 최 회장이 최근 강조한 파이낸셜 스토리를 만들어가는 차원으로 분석된다. 최 회장은 지난해 10월 최고경영자(CEO) 세미나에서 파이낸셜 스토리 전략을 제시했다. 그는 매출과 영업이익 같은 재무성과뿐 아니라 시장이 매력적으로 느낄 만한 목표와 구체적 실행계획을 담은 성장스토리를 제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로써 고객과 투자자, 시장 등 이해관계자의 신뢰와 공감을 이끌어내겠다는 전략이다.

김양섭 SK이노베이션 재무본부장은 "이번 수출입은행 그린론 조달은 SK이노베이션의 미래성장 동력인 배터리 사업이 친환경 사업으로 다시금 인정받는 계기가 됐다"며 "안정적인 자금을 확보한 만큼 헝가리 제 2공장에 대한 투자가 차질 없이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SK이노베이션은 헝가리 코마롬에 위치한 제 1, 2공장에 이어 올해 1월 헝가리 이반차(Iváncsa)시에 올해 3분기에 착공하는 연산 30GWh 규모의 전기차 배터리 제 3공장 신설 투자를 발표한 바 있다.
 

헝가리 코마롬에 위치한 SK이노베이션의 헝가리 제2공장 전경.[사진=SK이노베이션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