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츠하이머 치료제 FDA 승인에 제약·바이오주 상승세…'뜨거운 여름' 돌아올까
2021-06-09 00:10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피플바이오 등 다수의 제약·바이오주가 이날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종목별 주가상승률을 보면 △피플바이오 13.70% △퓨쳐켐 9.48% △SK바이오팜 5.26% △에이비엘바이오 2.50% △메디프론 2.44% △삼성바이오로직스 1.54% △카이노스메드 1.52% △펩트론 1.17% 순이다. 이날 종가 기준 코스피가 0.13% 하락하고 코스닥이 0.03% 상승에 그친 점을 감안하면 제약·바이오주는 선방한 셈이다.
국내 제약·바이오주가 일제히 상승한 배경에는 FDA의 알츠하이머병 신약 승인 소식이 자리한다. FDA는 7일(현지시간) 바이오젠이 개발한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아두카누맙'에 대해 조건부 승인 판단을 내렸다. 이에 바이오젠 주가는 종가 기준 전일 대비 38% 급등했다. 이밖에도 스펙트럼(10.5%)과 일라이 릴리(10.148%) 애로우헤드(6.0%) 등 타 제약업체의 주가도 상승 마감했다.
일각에서는 이날 상승을 계기로 제약·바이오주의 추세 반등을 기대해볼 수 있는 것 아니냐는 낙관론도 나오고 있다. FDA가 '아두카누맙'을 승인하는 과정에서 임상적 이득과 직결되는 평가 지표가 아닌 병리학적 원인으로 추정되는 대리 지표 개선으로 승인했다는 이유에서다. 추후 치료제가 없는 심각한 질환에 대해서 임상 전략으로 고를 수 있는 선택지가 늘어난 셈이다.
그간 제약·바이오주가 약세였던 점도 추세 반등 가능성에 무게를 싣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기준 제약·바이오 관련 지수는 지난해 말 대비 적게는 13%에서 많게는 23% 떨어졌다. 지수별로는 '코스닥 150 헬스케어'가 5578.37에서 4261.10으로 23.61% 감소, 가장 큰 낙폭을 보였다. 이밖에도 △KRX 300 헬스케어 -21.76% △KRX 헬스케어 -20.49% △KRX 바이오 K-뉴딜 -20.25% △코스피 200 헬스케어 -19.94% △제약 -14.46% △의약품 -13.98% 등의 지수가 지난해 말 대비 빠진 상황이다.
이동건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일라이 릴리의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도나네맙'은 최근 임상 2상 결과에서 '아두카누맙'보다 우수한 데이터를 확보했기 때문에 성공 가능성이 높아졌다"며 "국내에서는 위탁생산 가능성이 있는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진단과 관련된 피플바이오, 퓨쳐켐, 중추신경계(CNS) 치료제 관련주인 SK바이오팜, 펩트론, 카이노스메드 등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김정현 교보증권 연구원은 "CNS 치료제인 '아두카누맙' 승인은 CNS 치료제 개발 전반에 활기를 부여할 것"이라며 "CNS 질환은 높은 수요에도 기대감이 낮아 시가총액이 그리 높지 않았다. 하지만 이번 승인을 계기로 국내 CNS 치료제 개발 기업에도 주목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서미화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FDA의 판단은 신약이 알츠하이머 환자들에게 위험을 초래하기보다는 도움이 될 가능성이 더 높다고 결론 내린 것으로 볼 수 있다"며 "바이오 규제 완화 분위기 조성으로 헬스케어 업종의 반등이 기대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