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티은행, 소매금융 매각 대신 청산? 이사회서 '단계적 폐지' 검토키로
2021-06-03 18:47
소매금융 철수를 선언한 한국씨티은행이 출구 전략을 두고 고심에 빠졌다. 당초 '통매각'을 추진한다는 입장이었지만 매각이 여의치 않을 경우 단계적 폐지, 즉 청산까지 염두에 두는 쪽으로 선회한 것이다. 노조가 부분 매각이나 청산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힌 가운데 소매금융 매각 국면이 장기화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3일 오후 씨티은행은 서울 중구 본점에서 이사회를 열었다. 씨티은행이 소비자금융 철수를 선언한 뒤 두번째로 열리는 회의다. 이날 이사회에서는 매각 절차의 진행 경과가 보고된 한편 향후 출구전략 추진 방향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다.
은행 측에 따르면 이날까지 복수의 금융회사가 인수 의향서를 접수했으나, 소매금융 부문 전체 직원들의 고용 승계에 대해선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씨티은행은 접수된 인수 의향서들을 면밀히 검토한 후 최종입찰대상자들을 선정할 계획이다. 이어 최종입찰대상자들의 상세 실사가 진행된다.
이날 이사회에서 눈에 띄는 것은 소매금융 부문의 단계적 폐지 가능성이 언급됐다는 것이다. 경영진과 이사회는 출구전략 진행 과정에서 무엇보다 고객 보호 및 직원의 이익 보호를 최우선에 둬야 한다는 점에 공감하면서도, 단계적 폐지 방안을 실행하기 위한 준비 절차도 함께 검토하기로 했다.
당초 씨티은행은 소매금융 부문의 전체 매각을 1순위로 뒀다. 자산관리(WM)와 신용카드, 대출 등으로 구성된 해당 부문을 한번에 매각해야 '몸값'을 극대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임직원들의 고용 승계 측면에서도 이 같은 방식이 유리하다.
씨티은행이 소매금융 철수와 관련해 청산 가능성을 내비친 것은 뚜렷한 인수 후보가 나타나지 않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몇몇 시중은행 관계자들은 "씨티은행의 소매금융 부문은 매력적인 매물이 맞지만 한꺼번에 인수하기엔 규모가 너무 크다"고 난색을 표한다. 매년 은행 업황이 악화일로를 걸으며 영업점을 줄이고 있는 상황에서, 대규모 인수합병에 나서는 것이 부담스럽다는 목소리도 있다.
특정 사업의 분리 매각설이 흘러나오는 것도 이러한 이유다. 씨티은행이 강점을 보이고 있는 신용카드 부문이 그 대상이다. 지난해 씨티은행은 신용카드 부문에서만 전년 대비 13%가량 늘어난 당기순이익 267억원을 기록하는 등 탄탄한 실적을 거뒀다. 다만 한때 유력 인수 후보로 거론됐던 현대카드는 공식적으로 인수 의지가 없음을 밝힌 상태다.
일각에서는 씨티은행의 소매금융 철수 과정이 장기전이 될 수 있다는 예상을 내놓기도 한다. 씨티은행의 글로벌 본사인 씨티그룹이 앞서 다른 나라에서 매각을 추진했던 전례를 볼 때, 무리하게 매각을 관철시키기보다는 아예 미루는 쪽을 택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씨티그룹은 2016년 콜롬비아에서의 철수 과정에서 매각이 불발되자 경영 환경이 개선된 뒤 2년 뒤 재진행해 매각을 성사시킨 바 있다. 현재 씨티그룹의 최고경영자(CEO)인 제인 프레이저가 당시 콜롬비아에서의 매각 과정을 진두지휘했다는 점도 이러한 관측을 뒷받침하는 요인이다.
노조가 부분 매각이나 청산 방식을 강력하게 반대하고 있다는 점도 은행 측에는 부담이다. 노조는 전날 입장문을 통해 "전체 매각에 대한 안정적인 인수 의향자가 나올 때까지 수년 이상 충분한 시간과 대책을 가지고 진행돼야 한다"며 "부분 매각 또는 자산 매각 방식으로 진행된다면 씨티은행과 거래하는 200만명이 넘는 고객의 불편과 피해 발생 뿐만 아니라 2000명 이상 직원들의 대규모 실업사태가 우려된다"고 밝혔다.
3일 오후 씨티은행은 서울 중구 본점에서 이사회를 열었다. 씨티은행이 소비자금융 철수를 선언한 뒤 두번째로 열리는 회의다. 이날 이사회에서는 매각 절차의 진행 경과가 보고된 한편 향후 출구전략 추진 방향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다.
은행 측에 따르면 이날까지 복수의 금융회사가 인수 의향서를 접수했으나, 소매금융 부문 전체 직원들의 고용 승계에 대해선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씨티은행은 접수된 인수 의향서들을 면밀히 검토한 후 최종입찰대상자들을 선정할 계획이다. 이어 최종입찰대상자들의 상세 실사가 진행된다.
이날 이사회에서 눈에 띄는 것은 소매금융 부문의 단계적 폐지 가능성이 언급됐다는 것이다. 경영진과 이사회는 출구전략 진행 과정에서 무엇보다 고객 보호 및 직원의 이익 보호를 최우선에 둬야 한다는 점에 공감하면서도, 단계적 폐지 방안을 실행하기 위한 준비 절차도 함께 검토하기로 했다.
당초 씨티은행은 소매금융 부문의 전체 매각을 1순위로 뒀다. 자산관리(WM)와 신용카드, 대출 등으로 구성된 해당 부문을 한번에 매각해야 '몸값'을 극대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임직원들의 고용 승계 측면에서도 이 같은 방식이 유리하다.
씨티은행이 소매금융 철수와 관련해 청산 가능성을 내비친 것은 뚜렷한 인수 후보가 나타나지 않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몇몇 시중은행 관계자들은 "씨티은행의 소매금융 부문은 매력적인 매물이 맞지만 한꺼번에 인수하기엔 규모가 너무 크다"고 난색을 표한다. 매년 은행 업황이 악화일로를 걸으며 영업점을 줄이고 있는 상황에서, 대규모 인수합병에 나서는 것이 부담스럽다는 목소리도 있다.
특정 사업의 분리 매각설이 흘러나오는 것도 이러한 이유다. 씨티은행이 강점을 보이고 있는 신용카드 부문이 그 대상이다. 지난해 씨티은행은 신용카드 부문에서만 전년 대비 13%가량 늘어난 당기순이익 267억원을 기록하는 등 탄탄한 실적을 거뒀다. 다만 한때 유력 인수 후보로 거론됐던 현대카드는 공식적으로 인수 의지가 없음을 밝힌 상태다.
일각에서는 씨티은행의 소매금융 철수 과정이 장기전이 될 수 있다는 예상을 내놓기도 한다. 씨티은행의 글로벌 본사인 씨티그룹이 앞서 다른 나라에서 매각을 추진했던 전례를 볼 때, 무리하게 매각을 관철시키기보다는 아예 미루는 쪽을 택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씨티그룹은 2016년 콜롬비아에서의 철수 과정에서 매각이 불발되자 경영 환경이 개선된 뒤 2년 뒤 재진행해 매각을 성사시킨 바 있다. 현재 씨티그룹의 최고경영자(CEO)인 제인 프레이저가 당시 콜롬비아에서의 매각 과정을 진두지휘했다는 점도 이러한 관측을 뒷받침하는 요인이다.
노조가 부분 매각이나 청산 방식을 강력하게 반대하고 있다는 점도 은행 측에는 부담이다. 노조는 전날 입장문을 통해 "전체 매각에 대한 안정적인 인수 의향자가 나올 때까지 수년 이상 충분한 시간과 대책을 가지고 진행돼야 한다"며 "부분 매각 또는 자산 매각 방식으로 진행된다면 씨티은행과 거래하는 200만명이 넘는 고객의 불편과 피해 발생 뿐만 아니라 2000명 이상 직원들의 대규모 실업사태가 우려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