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전환' 따른 석유유통업계 고충, 국회·업계 손 잡고 해결책 모색

2021-06-03 14:15

국회, 석유유통업계, 연구기관이 모여 정부의 에너지전환정책에 대한 석유유통업계의 어려움을 듣고 해결책을 제시하는 시간을 가졌다.

3일 오후 2시 중소기업중앙회관 상생룸에서는 더불어민주당 노웅래 의원과 신정훈 의원이 공동 주최하고 석유유통 3단체(대한석유협회·한국석유유통협회·한국주유소협회)가 공동으로 주관한 ‘에너지전환시대 석유유통산업의 과제와 전략’ 주제 국회 정책토론회가 열렸다.

에너지경제연구원의 김재경 박사는 기조발제에서 수송에너지전환정책의 환경변화와 국내 석유유통산업에 끼치는 영향을 분석하고 석유유통산업의 대응전략을 제시했다.

김 박사에 따르면 2040년까지 주유소 1개소당 약 32%(12억6500만 원)의 영업 손실이 발생하고, 만약 현 수준의 영업실적을 유지하려면 1만1000여 개의 주유소 중에서 8529개가 퇴출돼야 할 것으로 전망했다.

김 박사는 “그동안 수송에너지전환정책의 주된 수단은 전기차·수소차 구매에 보조금 또는 세제 혜택을 주는 ‘포지티브 방식’이었는데, 성과가 더디고 정부의 재정부담을 야기하면서 최근에는 ‘네거티브 방식’으로 전환하고 있다”며 “개별 주유소 사업자는 중소기업·소상공인에 속하는 영세사업자로서 수송에너지전환과 같은 급격한 시장환경 변화에 대응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정부나 공공부문의 정책적 지원이 요구되며, 2015년 채택된 파리협정의 ‘정의로운 전환(just transition)’ 원칙이 정부의 수송에너지전환 시 반드시 적용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박사는 주유소 사업전환 지원을 위한 구체적인 정책으로 △사업전환 지원을 위한 에너지전환기금 신설 △전향적인 규제 해소 △주유소용지 지목변경에 대한 지방세감면 지원 △중소기업사업전환 지원사업에서 주유소 우대혜택 부여 등을 제시했다.

전문가 패널 토론에서는 산업연구원의 최동원 박사가 정부 지원 논리 발굴, 휴폐업 및 사업다각화 관련 제도개선, 사업 유형별 재원 규모 산출 및 조달방안 마련을 과제로 제시했다.

이석구 위맥공제보험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최근 주유소의 동향과 전·폐업 증가 실태를 소개하면서 낮은 영업이익률을 핵심문제로 지적하고, 주유소 전·폐업 지원을 위한 공제조합을 설립해 공제 및 보증사업을 수행하도록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정부 관계자로 참석한 박덕열 석유산업과장은 올해 산자부가 ‘주유소 혁신 및 사업 다각화 지원방안’ 연구용역을 진행 중인 사실을 소개하면서 “업계와 전문가의 의견을 충분히 경청하면서 에너지전환정책을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효정 대기미래전략과장은 환경부가 추진하고 있는 전기·수소차 충전시설 설치사업을 설명하면서 “주유소가 친환경에너지의 핵심 인프라가 될 수 있도록 최대한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노 의원은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에너지전환이 전통 화석연료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으로 이어져서는 안 될 것”이라며 “석유산업의 현황과 문제점을 재점검하고 환경과 산업 모두 ‘윈-윈’ 할 수 있는 방안을 현실적으로 모색하자”고 제안했다.

신 의원은 “석유유통산업 종사자의 사업전환 지원과 관련 규제 완화 등 종사자들의 손실을 최대한 줄이며 에너지전환을 할 수 있도록 정부의 역할이 필요하다”며 “에너지전환시대에 석유유통산업이 변화 흐름에 맞춰 상생할 수 있도록 수송에너지의 ‘정의로운 전환’을 위해 국회에서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정훈 한국석유유통협회 회장은 “작년에 ex알뜰주유소 실태조사 용역보고서 발간 및 도로공사와의 상생 협의를 통해 가격경쟁을 부추기는 평가기준을 완화했고 올해는 석유판매공제조합 설립 연구용역을 추진하고 있다”며 업계의 자구노력을 설명했다.

유기준 한국주유소협회 회장은 “주유소 간 과도한 경쟁으로 영업이익율이 1%에 불과하고, 경영난으로 휴·폐업 주유소가 급증하는데 친환경 에너지 정책 논의에서 소외돼왔다”고 호소했다.

석유유통 3단체는 에너지전환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한편, 알뜰주유소 정책 개선과 주유소 카드수수료율 인하 등 현안에 대해서도 공조를 강화해나갈 계획이다. 이날 토론회에서 제안된 정책 및 입법과제 실현을 위해 노력하면서 ‘알뜰주유소 정책 개선’을 주제로 한 연구용역 및 제2차 정책토론회 개최도 추진할 예정이다.
 

더불어민주당 노웅래 의원(왼쪽)이 3일 오후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관에서 열린 '에너지전환시대 석유유통산업의 과제와 전략' 국회 정책토론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사진=김성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