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1분기 순익 '3조' 육박…분기 기준 사상 최대 실적 갈아치워

2021-06-03 12:00

[사진=아주경제 DB]

국내 증권사들의 지난 1분기 순이익이 3조원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지난해 3분기 기록했던 분기 기준 사상 최대 실적 2조1687억원보다 8000억원 이상 늘어난 수치다. 증시 활황의 영향으로 수수료수익과 자기매매손익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1분기 증권회사 57곳의 당기순이익은 총 2조9888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1조4018억원을 기록했던 지난해 4분기 대비 1조5870억원(113.2%) 증가한 수치다. 또 기존 사상 최대 분기 실적이었던 지난해 3분기보다는 8201억원 증가한 액수다.

당기순이익 급증은 수수료수익이 견인했다. 1분기 수수료수익은 4조5479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24.5%(8959억원) 증가했다. 특히 수탁수수료가 전분기 대비 6689억원 증가한 2조5216억원을 기록했다. 유가증권시장 수탁수수료 수익이 작년 동기 대비 39.1%(3666억원) 상승한 1조3038억원을 달성하며 전체 수탁수수료 수익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이 밖에도 자산관리부문 수수료는 3319억원, 투자은행(IB)부문 수수료는 2073억원을 기록하며 호실적을 이끌어냈다.

주식·채권 관련 이익 급증에 힘입어 자기매매손익도 큰 폭으로 증가했다. 1분기 자기매매손익은 총 1조818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4047억원 증가했다. 항목별로는 주식 관련 이익이 전분기 대비 153.2%(5152억원) 증가한 8516억원, 채권 관련 이익은 414.8%(3381억원) 늘어난 4196억원을 기록했다. 다만 파생 관련 손익은 1894억원으로, 지난해 4분기보다 4486억원 감소한 수치다.

기타 자산 손익은 1조5610억억원을 기록하며 전분기 대비 2.4%(369억원) 증가하는 데 그쳤다. 외화 관련 이익(375억원)과 대출 관련 이익(8531억원)이 선방했지만 펀드 관련 이익이 6705억원으로 반토막나면서다. 지난해 4분기 펀드 관련 이익은 1조3212억원이었다.
 

[자료=금융감독원]

증권사들이 분기 기준 사상 최대 실적을 갈아치운 배경에는 주식시장 활황이 자리한다. '동학개미'들이 주식시장에 대거 뛰어들면서 거액의 수탁수수료가 발생했고 이것이 증권사의 역대 최대 실적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향후 주식시장 침체나 대내외 경기불안 등에 따른 투자자 이탈 시 증권회사의 수익성 악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수수료수익에서 IB와 자산관리 부문의 비중이 지속적으로 작아지는 상황에서 '동학개미'들이 사라질 경우 증권사 수익성이 급락할 것이라는 우려다. 증권사의 수수료 수익 중 수탁수수료 비중은 2011년 36.5%에서 지난해 52.0%, 1분기 55.4%를 기록하는 등 증가세다.

금감원 관계자는 "코로나19 및 미국의 인플레이션 우려 등 대내외 불확실성이 여전히 상존하고 있다"며 "잠재적 위험이 증권회사의 수익성 및 건전성에 미치는 영향을 주시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