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OS 화웨이-애플-구글 삼파전 본격화

2021-06-03 13:00
화웨이, 마침내 독자 개발한 스마트폰 OS 출시
중국 현지 언론 대대적 홍보..."구글·애플의 독점을 깨는 시작"
부정적 전망도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반전 일으키긴 어려워"

[사진=웨이보 캡처]

중국 최대 통신장비업체 화웨이가 독자 개발한 스마트폰 운영체제(OS)인 '하모니OS(중국명:훙멍OS) 2.0 버전'을 공개하며 구글과 애플이 중심이 된 글로벌 스마트폰 운영체제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화웨이, 독자 개발한 스마트폰 OS 출시

3일 중국 경제 매체 21세기경제보도는 화웨이가 전날 밤 글로벌 온라인 발표회에서 훙멍OS 2.0 버전을 정식으로 출시했다면서 구글의 안드로이드, 애플의 iOS의 스마트폰 운영체제 삼파전이 시작됐다고 보도했다. 

화웨이는 이날 훙멍OS 2.0 버전과 함께 이를 탑재한 화웨이 스마트폰 '메이트40 시리즈'·'메이트X2 시리즈'의 새로운 버전, 그리고 스마트워치 '화웨이워치3'·태블릿PC '메이트패드 프로' 등을 발표했다.

​화웨이는 "스마트 단말기가 주변에 많아지는데 정작 이를 쉽게 연결해주는 OS가 없다"며 "훙멍은 단순한 스마트폰OS에서 벗어나 여러 사물인터넷(IoT) 기기를 동시에 연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내년 상반기까지 100여개 모델의 스마트폰, 태블릿PC, 기타 스마트폰 기기를 훙멍OS 2.0버전으로 업그레이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는 화웨이 사상 최대 규모의 업그레이드 조치라고 21세기경제보도가 전했다. 

화웨이는 올해 안으로 화웨이 제품 2억대 이상과 타사 제품 1억대 이상에 훙멍OS 2.0버전을 탑재하는 게 목표다. 훙멍OS 2.0버전을 탑재한 스마트 단말기수가 3억대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위청둥 화웨이 소비자비즈니스그룹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훙멍OS 2.0는 하나의 '슈퍼단말기'로 N개의 스마트기기를 연결할 수 있다"며 단순히 단말기에 국한하지 않고 스마트폰·태블릿PC 등 스마트기기를 자유롭게 사용, 이전과 전혀 다른 새로운 응용 서비스를 지원할 것이라고 전했다. 
 

화웨이. [사진=바이두]

 
중국 현지 언론 대대적 홍보..."구글·애플의 독점을 깨는 시작"

화웨이가 독자 개발한 OS를 공개하자 중국 현지 언론들은 이를 대대적으로 홍보하며 높이 평가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자매지인 환구시보는 3일 논평을 통해 "훙멍OS 2.0버전의 탄생은 구글 안드로이드와 애플 OS의 독점을 깨는 시작이 될 것"이라면서 "중국 모바일인터넷 기술 발전 역사에 한 획을 그었다"고 자평했다. 

환구시보는 "훙멍OS 2.0버전이 탑재한 휴대폰, 스마트 기기가 점점 늘어나면서 하나의 새로운 생태계가 구축될 것"이라면서 "이 생태계는 세계로 뻗어나갈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중국 내부 결속력을 다져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환구시보는 "훙멍은 미국과의 전례 없는 경쟁을 촉발할 것"이라며 이는 화웨이뿐만 아니라 중국 전체 모바일 인터넷·사물인터넷 산업의 공동 경쟁"이라고 지적했다. 중국 제조업체 간 동맹을 구축해, (우리의) 생태계를 지켜야 한다고 했다. 

중국 관영 매체 영자지 글로벌타임스는 "훙멍의 출시는 미국의 제재를 뿌리치기 위한 시도"라면서 "현재 OS 생태계를 지배하는 구글과 애플에 도전할 수 있는 길이 열린 것"이라고 평했다.

앞서 화웨이는 지난 2019년 미국 상무부의 블랙리스트에 올라 구글 등 미국 기업과의 관계가 사실상 끊기자 독자 OS 개발에 박차를 가해왔다. 특히 화웨이는 자체 모바일시스템과 운영체제를 중심으로 한 생태계 구축을 목표로 열을 올렸다.
 
외신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 반전 일으키긴 어려워"

하지만 외신에서는 화웨이가 애플과 구글을 뛰어넘을 수 있을지 미지수라는 부정적인 의견이 지배적이다.

미국 경제 매체 CNBC는 2일(현지시간) "훙멍OS가 텃밭인 중국에선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국제 시장에서는 큰 도전에 직면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미 미국의 제재로 그 위상이 크게 낮아진 화웨이가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반전을 일으키긴 쉽지 않을 것이라고도 했다.

실제로 화웨이는 앞서 미국 블랙리스트에 오르며 스마트폰 사업 등에 큰 차질을 빚어왔다. 지난해 2분기까지만 해도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20%의 점유율을 보이며 삼성전자를 추격하던 화웨이의 시장 점유율은 올해 1분기 4%까지 떨어졌다. 중국 국내 시장에서도 1분기 점유율이 16%로 고꾸라졌다. 

또 과거 마이크로소프트(MS), 삼성전자 등 다른 기업이 구글 안드로이드와 애플 iOS 대항마를 만들려고 노력했지만 관련 애플리케이션(앱) 부족 등으로 큰 관심을 끌지 못했다면서 화웨이도 앱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했다.

따라서 중국 이외 시장에서 경쟁하기 위해선 이런 부분들이 큰 장애가 될 것이라는 게 시장의 중론이다. 벤 우드 CCS인사이트 수석 애널리스트는 CNBC에 "미국의 제재로 중국 외 소비자들에게까지 다가가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