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업, 불안감 고조] “17만 노동자 생존 위해 고용유지지원금 연장해야”

2021-06-02 06:02

항공산업 노동조합과 한국항공협회가 이달 말 종료되는 항공업계 고용유지지원금 지원기간을 연장해 줄 것을 정부에 촉구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항공산업 노조와 한국항공협회는 최근 고용유지지원금 지원기간 연장 건의서를 고용노동부에 제출했다.

고용유지지원금은 유급휴직 중인 근로자를 정부가 지원하는 제도로, 연간 180일 동안 지원이 가능하다. 하지만 이달 말이면 지원기간이 만료돼 항공 종사자 고용사정이 급격히 악화할 것으로 우려된다. 

국내 공항·항공업 관련 15개사 소속 16개 노조는 지난 1일 공동 호소문을 내고 "고용유지지원금 지급 기간을 180일 연장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노조는 "정부에 지원 기간 연장을 요청했지만, 관련 부처는 뚜렷한 확답을 주지 않고 있다"며 "항공산업 노동자들 사이에서는 고용 안정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항공산업 노동자들은 지난해 3월부터 16개월 동안 휴직, 처우 삭감, 복지 포기 등을 감내하고 있다"며 "정부가 지원의 때를 놓쳐 우리나라 항공산업의 기반이 무너진다면 그 틈은 외국 항공사들이 차지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노조는 "지금 가장 필요한 것은 정부의 '고용유지지원금 백신'"이라며 "17만 항공산업 노동자들이 한마음으로 간절히 호소한다"고 덧붙였다. 

한국항공협회 역시 "6월 말이면 올해 고용유지지원금 지원 기간이 만료된다"며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라 지원 기간을 추가로 연장해야 한다"고 했다.

협회는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한 어려운 종사자 생계유지 여건을 감안할 때 노사합의에 따라 일정 수준의 임금 보전(평균 임금의 약 70% 수준)이 가능한 유급 고용유지지원금 지원기간 연장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이어 "코로나19 사태 장기화 여파로 국제선 운항의 조속한 회복을 기대할 수 없어 여전히 수입이 거의 없는 상황"이라며 "정부의 고용유지지원금 연장은 약 17만명의 항공근로자 고용안정과 생계유지에 실질적으로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항공업계가 지난해 3월부터 코로나19 위기극복을 위해 유·무급 휴직 등으로 살을 깎는 고통분담에 나서고 있으나, 업계의 자구 노력만으로는 위기극복에 한계가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협회는 "정부가 코로나19 위기극복을 위한 범정부 차원의 '항공산업 지원 및 재도약 방안'을 종합적으로 수립·시행해 큰 도움을 받아왔다"며 "그동안의 정책지원 효과가 헛되지 않도록 지속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대한항공 여객기. [사진=대한항공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