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기잡기 안 먹히는 중국 군대..."저출산 시대 영향"

2021-05-31 07:29
인민해방군 병사 최소 70%가 외동
엄격한 훈련 완화하고, 휴대폰 사용 제한도 풀어

[사진=로이터]

세계 최대 규모인 중국 인민해방군이 최근 저출생·고령화로 영향을 받고 있다. 외아들로 귀하게 자란 이들에 ‘군기 잡기’가 통하지 않아 도전에 직면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MCP)가 30일 보도했다.

SCMP는 세계 최대 규모의 군대인 중국 인민해방군은 매년 수십만명의 신병을 모집해야 하지만 군의 현대화 작업 속에서 출생률 저하와 신세대 병사들의 입대로 여러 도전에 직면했다고 했다.

베이징의 군사전문가 저우천밍(周晨鳴)은 SCMP와의 인터뷰에서 "중국군 교관들은 엄격하고 독단적인 과거의 훈련 모델이 21세기에 태어난, 개인주의 성향의 신세대 병사들에게는 통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됐다"고 밝혔다.

실제 2012년의 한 보고서에 따르면 인민해방군 병사의 최소 70%가 이른바 ‘소황제(小皇帝)’로 불리는 외아들이고, 전투부대에서는 그 비율이 80%까지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금은 그 비율이 더 높아졌을 것으로 보인다.

인민해방군이 규율이 엄격했던 과거와는 달리 일부 규율을 완화하고, 새로운 훈련 모델을 개발하는 등 현대화 작업에 나서게 된 이유다.

인민해방군은 2011년부터 명령과 처벌에만 기대는 대신 스트레스 관리를 위해 전문 심리상담사에 의한 상담 시간을 도입했다. 뿐 만 아니라 병사들의 항의에 휴대전화 금지 제한도 풀었다. 2015년부터 군대의 스파이방지 프로그램을 깐 휴대전화를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신체조건도 완화됐다. 2014년부터 입대자의 키는 남성은 기존 162㎝이상에서 160㎝이상, 여성은 160㎝이상에서 158㎝이상으로 낮아졌다. 시력과 체중 기준도 기존보다 완화됐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지방정부별로 공무원 10∼30%를 군 전역자로 채용하는 등 취업 우대 정책을 시행하는 것도 신세대 장병들의 요구에 따른 것이다.

마카오 군사 전문가 앤서니 웡(黃東)은 1993년 이래 중국의 군 관리와 전문가들은 1979년 도입된 한 자녀 출산 정책의 영향에 대한 우려를 표해왔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