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가리스’ 사태로 추락한 남양유업, 빈자리 노리는 혼돈의 유업계
2021-05-27 18:38
국내 2위 우유업체 남양유업이 '불가리스' 사태를 극복하지 못하고 사모펀드인 한앤컴퍼니에 넘어간다.
잇단 구설에 휘말리며 창사 이후 최대 위기를 겪은 홍원식 전 회장의 결단이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27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한앤컴퍼니는 홍원식 전 남양유업 회장(51.68%) 등 오너 일가 지분 전체(53.08%)를 인수하는 주식매매계약(SPA)을 이날 체결했다. 매각 가격은 3107억원이다.
이후 표절 시비와 오너 일가 비리 의혹까지 터지며 2013년 대리점에 제품을 밀어내는 등 갑질을 한 여파가 상당했다. 결국 오너 일가가 주식을 매각하면서 사업을 철수하기에 이르렀다.
남양유업 떠난 자리, 새 주인은 누구?
남양유업이 ‘불가리스 사태’로 거센 역풍을 맞아 지분 매각까지 치르게 됐지만 업계 2위 자리를 제2의 업체가 꿰찰지는 미지수다.
현재 매일유업·CJ제일제당·동원F&B·빙그레·hy·롯데푸드·풀무원다논 등은 자사 발효유에 유산균을 추가해 기능성을 확대하는 등 발효유 시장 점유율 확대에 사활을 걸고 있다.
매일유업은 ‘매일 바이오 토핑요거트’ 2종을 출시하며 플립형 요거트 시장에 진출했다. CJ제일제당은 기존 유산균 전문 브랜드 ‘BYO(바이오)’ 강화에 나섰고, 동원F&B도 요거트에 다양한 토핑을 곁들인 ‘덴마크 요거밀’ 브랜드로 승부수를 띄웠다.
빙그레와 hy(옛 한국야쿠르트), 롯데푸드 등도 요구르트 사업 확장에 공을 들이고 있다.
유업계에선 1위 경쟁을 하고 있는 매일유업과 남양유업이 2분기부터 격차를 더 벌릴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매일유업이 포트폴리오 다각화로 신성장동력을 마련하는 데 집중하고 있는 상황이라 불가리스 사태로 위기를 겪고 있는 남양유업은 1위 경쟁에서 뒤쳐질 것이란 평가다.
매일유업은 올 1분기 전년 동기 대비 3.4% 늘어난 3703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매일유업이 지난 2018년 말 론칭한 성인 영양설계 전문 브랜드 '셀렉스' 매출액이 전년 대비 65% 증가하며 실적을 견인했다. 반면 불가리스 사태로 곤욕을 치르고 있는 남양유업은 올해 1분기 137억원의 영업적자를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