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손보험 1분기 적자 7천억원…지난해와 유사

2021-05-27 09:17
자기부담금 없는 1세대 실손보험 비중 커…올해도 2조원 안팎 손실 전망도

손해보험사들이 올해 1분기 실손의료보험(실손보험)에서 7000억원가량의 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손보사들이 손해율을 끌어내리기 위해 보험료 인상을 단행하고 있지만, 자기부담금이 없는 1세대 실손보험의 비중이 여전히 높아 손해를 만회하지 못하고 있다.

[자료=금융감독원]


27일 실손보험 계약을 보유한 13개 손해보험사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개인 실손보험 보험금 지급액인 '발생손해액'은 작년 1분기보다 6.7% 늘어난 2조7290억원으로 집계됐다.

손보사들은 가입자가 낸 보험료 중 사업운영비를 제외하고 보험금 지급 재원이 되는 '위험보험료'를 작년 동기보다 10.4%나 많은 2조573억원을 걷었다. 이에 따라 1분기 실손보험은 6866억원 손실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손실 6891억원과 유사한 수준이다.

위험보험료 대비 보험금 지급액 비율, 즉 위험손해율은 132.6%에 달했다. 지난 1월 '2세대' 상품인 표준화실손보험(2009년 10월∼2017년 3월 판매)의 보험료가 손보사별로 8.2∼23.9%나 올랐지만, 위험손해율은 떨어지지 않고 있다.

지난해 13개 손보사의 실손보험 손실액은 2조3695억원이며, 위험손해율은 130.5%를 기록했다.

실손보험 적자가 지속되고 있는 데는 자기부담금이 없는 1세대 실손보험의 비중이 여전히 높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지급보험금은 자기부담금과 큰 상관관계를 보였다. 자기부담금이 없거나 미미한 1세대 실손보험의 지급보험금 비중은 38.9%로, 2세대(자기부담금 10~20%)나 3세대(자기부담금 20~30%)와 비교할때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1세대 실손보험의 합산비율은 136.2%를 기록하며 전년보다 3.7%포인트 올라갔다.

손해보험업계 관계자는 "보험료 인상에도 실손보험 손해율과 손실액은 작년과 큰 차이가 없다"며 "올해도 손보업계에서만 2조원을 훨씬 웃도는 적자를 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