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하이밍 "국익 상하게 할 경우 가만히 있을 수 없다"....정상회담 후폭풍 예고

2021-05-24 18:35
"美, 모든 힘 동원해서 중국 억압하고 탄압해"

싱하이밍 주한 중국대사 [사진 = 주한 중국대사관 제공 ]



한·미정상회담 이후 우리 정부의 외교적 부담이 현실화되고 있다. 싱하이밍(邢海明) 주한 중국대사는 24일 한·미정상회담에 대해 "중국이란 말은 없지만, 중국을 겨냥해서 하는 것을 우리가 모르는 것은 아니다"라면서 "중국 국익을 상하게 할 경우 가만히 있을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미 양국은 지난 21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한·미정상회담을 통해 굳건한 동맹을 확인했고, 이후 공동성명에 '대만해협에서의 평화와 안정", "쿼드 등의 중요성 인식" 이라는 표현을 담았다. 외교가에서는 중국을 직접 겨냥하지는 않았지만, '전략적 모호성'을 견지했던 정부가 사실상 안보와 경제 모두 미국 측에 서겠다고 선언한 것으로 보고있다.

싱 대사는 이날 열린 '중국공산당 100년과 중국 발전' 주제의 세미나에 참석해 기자들과 만나 '한·미정상회담 공동성명에 중국 견제 내용이 다수 포함됐다는 분석'에 관한 질의에 "대사로서 (발언을) 자제하겠다"면서도 이 같이 말했다. 

그는 공동성명에 대해 "큰 관심을 갖고 있다"며 "예를 들어 대만 문제는 중국 내정인데 그것도 나왔다. 남중국해는 아무 문제가 없는데 자유 통행은 다 보장되고, 중국과 주변국 문제"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쿼드(Quad) 문제가 나오고 국제질서 문제도 나오고, 그다음에 인도·태평양 전략 문제도 얘기했다"고 지적했다.

싱 대사는 한·미 미사일 지침 종료와 관련해선 "한·미관계는 한국이 알아서 할 일이고 우리가 얘기할 사안이 아니다"라며 "한국이 미국과의 관계를 발전하는 것도 한국의 자주적인 일"이라고 선을 그었다. 다만 그는 "중국 국익을 상하게 할 경우 우리는 가만히 있을 수 없다"며 "미국은 사실 모든 힘을 동원해서 중국을 억압하거나 탄압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미정상회담 이후 야기될 우리 정부의 외교적 부담을 예고한 것으로 해석된다.

싱 대사는 세미나 축사에선 "(한·중) 양측이 서로 협력하고 함께 번영하는 미래를 같이 열어가기를 바란다"며 "일대일로 이니셔티브와 신남방 정책의 전략적 연계를 강화했으면 한다"고 밝혔다.

중국의 일대일로(一帶一路)는 중앙아시아로의 진출을 추진하는 육상 벨트와 바닷길을 개발해 동남아 등지로의 진출을 모색하는 '21세기 해상 실크로드'를 합친 개념이다. 신남방 정책은 동남아를 중심으로 한 한국의 지역협력 구상이다.

그는 또 "디지털 경제와 인공지능, 바이오 제약 등 중점 분야에서 양국 간 협력을 심화하고 공급 사슬, 산업 사슬, 데이터링크, 인재 사슬을 더욱 심도 있게 융합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