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낸시 펠로시에 “바이러스 이기는 길, 인류 연대·협력에”

2021-05-21 06:11
미국 하원 지도부와 간담회…백신·대북정책 협력 당부
한미동맹 바탕 미중 관계·한일 관계 개선 의지도 피력

미국을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20일 오후(현지시간) 워싱턴 국회의사당에서 미국 연방하원의원 지도부와 간담회에 앞서 발언하고 있다. 오른쪽은 낸시 펠로시 미국 연방하원의회 의장.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간) 오후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 등을 만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수급과 대북정책 등에 대한 협력을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워싱턴 DC 국회의사당에서 펠로시 하원의장을 비롯한 하원 지도부와 간담회를 열었다.

펠로시 하원의장은 “한반도의 비핵화뿐만 아니라 우리가 기후 문제에 대해서 대통령께서 탁월한 리더십을 발휘하고 있는데, 대한민국은 혁신을 선구하는 데 있어서 많은 주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에 저희가 여기에서 많은 혜택을 볼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덕담을 건넸다.

이에 문 대통령은 “코로나는 사람과 사람 간의 물리적 거리를 넓혔지만 역설적이게도 전 인류가 하나로 연결돼 있음을 증명했다”면서 “바이러스를 이기는 길이 인류의 연대와 협력에 있듯 더 나은 미래도 국경을 넘어 대화하고 소통하는 데 있다고 생각한다”고 화답했다.

특히 문 대통령은 한·미 양국이 백신 수급을 위한 보건안보 정책을 긴밀하게 조율해 갔으면 좋겠다는 기대를 전했다.

또한 백신 지원 등 국제사회의 백신 접근권을 확대하기 위한 미국의 리더십을 평가하고, 한·미가 백신 수급을 비롯해 보건안보 정책을 긴밀히 조율해 나가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대북정책과 관련해선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는 양국이 함께 실현해 나가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며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정책의 성공을 지원하겠다고 의지를 밝혔다.

문 대통령은 북·미 대화가 빠른 시일 내 다시 시작돼야 한다는 점에서 한·미 공조를 바탕으로 다양한 대북 관여 노력의 필요성도 언급했다.

반도체와 전기차 배터리 등 경제 분야에 대해서는 양국 간 공급망 협력과 전문 인력 확보 필요성에 공감대를 나타냈다.

미·중, 한·일 관계에 대한 논의도 오갔다. 먼저 문 대통령은 한·미 동맹은 우리 외교와 안보의 근간이며, 중국은 우리의 최대 교역국이자 한반도 문제 관련 중요한 협력대상이라고 설명했다. 한·미 동맹을 바탕으로 미·중 관계의 안정적 발전을 위한 역할을 하겠다고 강조했다.

한·일 관계에 대해서는 과거사 문제는 대화를 통해 해결하고, 기후변화와 코로나19 등 분야의 협력을 위한 외교적 노력을 해나갈 것을 약속했다.

아울러 문 대통령은 지난 3월 애틀랜타 총격 사건을 언급, 미국 내 아시아계를 대상으로 한 범죄가 빈발하고 있는 데 대해 우려를 표명했다.

최근 미 의회에서 코로나19 혐오범죄법 입법이 초당적으로 추진되는 것에 대해 높이 평가하고 우리 정부의 성원 의지도 밝혔다.

한편, 문 대통령의 이번 미국 방문에 앞서 미 상·하원에서는 문 대통령의 방미 환영 결의안이 발표됐다.

청와대는 “바이든 대통령 취임 후 첫 한·미 정상 외교가 우호적 분위기에서 시작됐다”면서 “하원 지도부 간담회는 우리 정부 정책에 대한 미 의회 내 폭넓은 이해를 제고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