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서울, '아파트' 말고 단독·연립 등 주택 거래↑

2021-05-20 15:46
"아파트 가격 올라 다른 주거형태로 변경"
2분기 재건축 기대감·대출규제 전 구매로 아파트 거래 늘어날 전망

서울 63스퀘어에서 바라본 시내 아파트의 모습.[사진=아주경제 DB]


올해 1분기(1~3월) 아파트를 제외한 주택 거래량과 거래 총액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파트 가격이 높아지자 상대적으로 저렴한 다른 주택이 대안책이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부동산 정보분석 업체 디스코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아파트를 제외한 단독, 연립·다세대, 다가구, 오피스텔과 같은 주택용 부동산의 거래량과 거래 총액이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반면 올해 1분기 아파트 거래량과 거래 총액은 작년보다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파트는 잇따른 규제로 거래 감소세에 든 반면, 다른 주택들은 최근 몇 년 사이 급등한 아파트에 대한 대안으로 거래 증가세에 든 것으로 풀이된다.

대한부동산학회장인 서진형 경인여자대학교 교수는 "아파트 가격이 너무 오르니 아파트가 아닌 다른 주거형태로 변경한 것"이라며 "아파트보다 대출규제가 적었던 오피스텔 등으로 실수요가 옮겨갔다"고 말했다.

실제로 오피스텔은 2019년부터 올해까지 매 1분기 거래량이 6971건, 1만321건, 1만4653건으로 꾸준히 증가했다. 거래 총액은 1조1599억원, 2조674억원, 3조2590억원으로 늘었다. 다가구주택 거래량은 2019년 1분기 2684건, 작년 1분기 4027건, 올해 1분기 4238건으로 증가했다. 거래 총액은 2019년 1분기 1조8265억원, 2020년 1분기 2조8636억원에서 올해 1분기 3조6723억원으로 증가했다.

또 단독주택 올해 1분기 거래량은 1만9023건으로 재작년 1분기 1만1369건, 지난해 1분기 1만4279건보다 크게 늘었다. 2년전 1분기보다 67.32% 거래량이 늘어난 것이다. 거래 총액 또한 재작년 1분기 3억3460억원, 작년 1분기 4조7531억원에서 올해 1분기 7조4426억원으로 늘었다. 2년전 1분기보다 거래총액도 122.43% 늘어났다.

연립·다세대 주택의 경우 재작년 1분기 2만7356건에서 작년 1분기 4만304건, 올해 1분기 4만8508건으로 거래량이 꾸준히 증가했다. 거래 총액은 재작년 4조4869억원에서 작년 7조5241억원, 올해 9조3458억원으로 증가했다.

아파트도 2019년 1분기 거래량은 8만8810건을 기록하고 2020년 1분기 거래량은 19만7655건으로 크게 늘었다. 그러나 지난 1분기 거래량은 17만7131건을 기록해 2만여 건이 감소했다. 거래 총액 또한 2019년 1분기 21조8382억원에서 작년 1분기 63조9800억원으로 늘었었지만, 올해 1분기 59조4711억원을 기록해 증가세가 꺾였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흐름이 2분기에는 바뀔 수 있다는 전망을 하기도 했다. 김태훈 디스코 데이터센터 팀장은 "올해 1분기 아파트 시장은 2·4 공급 대책과 서울시장 보궐선거 전후로 재개발·재건축 규제 완화 기대 등이 겹치면서 관망세를 나타냈다"며 "아파트 가격에 부담을 느껴 아파트 매매를 주저했던 실수요자들이 2분기에는 개인별 DSR 적용으로 인해 주택담보대출 금액이 낮아지기 전에 구매를 서두를 수 있다"고 밝혔다.

지난 2일 금융위원회가 발표한 '가계부채 관리방안'에서 현재 금융회사별로 적용하는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를 대출자 개인별로 단계적으로 적용한다고 밝혔다. 이로 인해 규제 전 아파트를 사려는 사람이 늘어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서 교수는 "2분기에는 서울 아파트와 빌라 거래가 소폭 상승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재건축·재개발 등에 대한 기대감이 커져 재건축·재개발 대상이 되는 아파트와 해당 지역에 있는 빌라 거래가 늘어날 수 있다"고 전했다.

이와 달리 오피스텔의 경우에는 이번 달부터 담보인정비율(LTV) 규제를 시행키로 했기 때문에 2분기에는 거래가 줄어들 가능성도 있다. 김 팀장은 "내 집 마련을 목표로 중·소형 아파트를 구매하기 전 중간 가교 역할로써 오피스텔을 선택하는 실수요자들이 많았다"면서도 "이번 규제로 추가대출을 받아 오피스텔을 사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