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 환율 전망대> 인플레 공포와 국내 증시 떠나는 외국인

2021-05-17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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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주 원∙달러 환율은 크게 두 가지 요인에 의해 좌우될 전망이다. 일단은 국내외 금융시장에서 다시 살아난 인플레이션 공포가 더욱 커질지 아니면 진정되느냐가 중요하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주 실망스런 미국 고용지표 여파에 주 초반 1110원대로 하락했으나 이후로는 인플레이션 우려속에 1130원대로 반등하기도 했다.

지난주 미국 물가지표들이 치솟으면서 금융시장은 또 한 차례 발작 증세를 보였다. 주식시장이 기술주 중심으로 조정 장세를 보였고 미국채 금리와 달러화가 강세를 보이기도 했다. 미국 경제가 예상보다 강력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는 신호들이 잇따라 나오는 가운데 물가 압력이 더해지면서 연준 등 전 세계 중앙은행들이 시중에 엄청나게 풀린 유동성을 회수하기 시작할 수 있다는 우려가 이 같은 현상을 만들어냈다.

다만 지난주 후반에는 인플레이션 공포가 한 풀 꺾이는 모습이었다. 인플레이션 압력이 일시적이라는 해석 속에 연준 관계자로부터 이 같은 분위기를 달래려는 발언도 나왔다. 크리스토퍼 월러 이사는 연준이 현재의 정책을 조정하기 전에 최소 몇 달은 경제지표들을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 소매판매 등의 지표가 예상치에 미치지 못하면서 경기 과열 우려도 다소 진정됐다.

두 번째는 국내 증시에서 심상치 않은 외국인 투자자들의 순매도세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지난주까지 4주 연속으로 매도 우위의 매매 동향을 나타냈다. 이런 가운데 지난주에는 주간 순매도 규모가 6조원을 넘어섰다. 외국인들의 국내 주식 순매도는 달러 환전(매수)으로 이어지면서 원∙달러 환율의 상승 요인이 된다. 외국인들이 계속해서 국내 증시를 외면할 경우 원∙달러 환율이 레벨을 더 높일 가능성이 높아진다.

이 두 가지 요인은 결국 맞닿아 있다. 국내 증시를 떠나고 있는 외국인 투자자들의 배경에도 미국의 테이퍼링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이번주에는 미국쪽에서 고용지표나 물가지표 등 중량감 있는 경제지표들이 발표되지 않는다. 대신 연준 관계자들의 발언 내용과 주중 공개될 연준 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의사록 내용이 시장의 주목을 받을 전망이다.

환율은 지난주까지 2주 연속 상승했다. 지난주 종가는 1128.60원으로 직전주 대비로 7.30원이 오른 수준이다. 환율은 17일 오전 거래에서 상승세를 보이며 다시 1130원 위로 올라 거래되고 있다. 장 초반 수급쪽에서 수출 업체들의 네고 등 공급 물량보다는 외국인 주식 투자자들의 역송금 수요가 우위를 보이고 있는 데다 주말 사이 가상화폐 시장이 급락하면서 위험회피 분위기를 자극한 영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