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투자증권' 박민지, 후원사 대회서 생애 첫 다승

2021-05-16 17:32
KLPGA 투어 NH투자증권
레이디스 챔피언십 마지막 날
박민지 14언더파 202타 우승
생애 첫 다승…올해 2승·통산 6승

후원사 주최 대회에서 오명을 씻은 박민지[사진=KLPGA 제공]


박민지(23)가 내리는 비와 함께 '한 해 1승 만 하는 선수'라는 오명을 씻었다. 후원사가 주최한 대회에서 생애 처음 다승자로 등극했다.

2021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NH투자증권 레이디스 챔피언십(총상금 7억원) 마지막 날 경기가 16일 경기 용인시에 위치한 수원 골프장(파72·6554야드)에서 열렸다.

마지막 날 결과 박민지는 버디 4개, 보기 1개를 엮어 3언더파 69타를 적어냈다. 최종 합계 14언더파 202타를 기록한 박민지는 2위 안나린(25·13언더파 203타)을 1타 차로 누르고 우승했다. 우승 상금은 1억2600만원.

1번홀(파4) 안나린, 이다연(24)과 마지막 조로 출발한 박민지는 5번홀(파3) 버디로 좋은 출발을 보였지만, 7번홀(파4) 보기를 범하고 말았다. 실수를 범했지만, 만회가 빨랐다. 이어진 8번홀(파5) 버디를 낚아챘다.

전반 9홀 1타를 줄인 채 10번홀(파4)로 들어선 그는 11번홀(파5)과 13번홀(파3) 버디 2개를 낚았다. 14번홀(파4) 1m 버디 퍼트를 남겨둔 상황, 승부의 쐐기를 박으려 했으나 공은 홀을 외면하고 말았다. 그는 퍼트를 들며 아쉬운 표정을 지었다.

기회를 놓칠 안나린이 아니었다. 끝까지 추격의 고삐를 당겼다. 그러나, 마지막 홀인 18번홀(파4)까지 박민지의 덜미를 잡지 못했다. 결국 박민지가 도망가며 우승했다. 그는 내리는 빗속에서 캐디와 손뼉을 마주하며 환한 미소를 지었다.

박민지는 이날 티잉 그라운드에서 드라이버를 쥐고 221야드(202m)를 날렸다. 페어웨이 안착률은 92.86%(13/14), 그린 적중률은 72.22%(13/18)의 통계치를 냈다. 퍼트 수는 28개로 3타를 줄이는 원동력이 됐다.

이번 우승은 박민지에게 여러모로 의미가 깊다. 그는 2017년부터 2021년까지 매년 1회씩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통산 5승을 쌓았지만, '한 해에 1승 만 하는 선수'라는 오명을 뒤집어썼다.

그러나 이날 내리는 비와 함께 오명을 씻어 내렸다. 지난 4월 넥센-세인트나인 마스터스 우승 이후 3주 만이다. 출전 대회 수로는 100번째다.

또한, 후원사 주최 대회에서 우승컵을 안기는 것으로 후원사에 은혜를 갚게 됐다.
 

'투자가 문화로 기부 존' 수표 전달[사진=대회 조직위 제공]


박민지는 경기 후 기자회견장에서 "생애 첫 다승이다. 후원사 대회여서 더욱 뜻깊다. 2타를 벌리면 안전하게 공을 칠 수 있을 것 같은데 차이가 벌어지지 않았다. 그래서 더욱 집중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잊지 못할 날이다. 올해 목표는 3승이다. 아직 1승이 남았다. 목표를 향해 달리겠다. 사실 얼마 전에 우승하는 꿈을 꾸었다. '설레면 안 된다'는 생각에 혼자만 알고 있었다"고 덧붙였다.

박민지는 최근 '한 해에 1승 만 하는 선수'라는 말을 들었다. 내리는 비와 함께 오명을 씻은 그는 "의미 없이 한 이야기 같았다. '2승을 하고 싶다'는 의지가 불타올랐다. 이제는 2승밖에 못하는 선수라고 말해주었으면 한다. 1승을 더 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고 웃었다.

올해 첫 승을 노렸던 안나린과 이다연은 이날 3타씩을 줄였다. 안나린은 13언더파 203타 2위, 이다연은 12언더파 204타 3위로 대회를 마쳤다.

4위 그룹(11언더파 205타)을 형성한 선수는 박지영(25), 안지현, 이소미(이상 22)다. 우승한 박민지와는 3타 차였다.

부상에서 돌아온 장하나(29)는 6언더파 210타로 10위에 안착했다. 10위 상금을 받았지만, 누적 상금 50억원을 돌파하지 못했다.

2019년 이 대회 우승 이후 2년 만에 방어전을 펼친 최혜진(22)은 이날 5타를 잃으며 4오버파 220타 63위로 방어에 실패하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