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지현, 안태근·국가 상대 '성추행·인사보복' 손배소 패소
2021-05-14 10:49
서울중앙지법 민사93단독 김대원 판사는 14일 서 검사가 안 전 검사장과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를 기각했다.
재판부는 "강제추행 불법행위의 경우 민법상 손해배상청구권은 피해자가 손해 및 가해자를 인지한 날로부터 3년간 행사하지 않으면 시효가 소멸된다"라며 "강제추행이 있었더라도 3년이 지난 2018년 11월에야 소송이 제기됐기 때문에 손해배상 청구권은 이미 시효가 소멸됐다"고 판단했다.
서 검사의 보복인사 주장에 대해선 "안태근이 이 사건 인사안 작성 당시 그에 관한 재량권을 벗어나서 객관성과 정당성을 남용했다고 인정하기엔 증거가 부족하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안태근의 강제추행 불법행위로 인한 국가배상 청구소송 또한 3년의 소멸시효가 적용된다"며 "안태근의 이 사건 인사안 작성 지시 결정의 공동불법 행위로 인한 국가배상 청구도 재량권 일탈 남용으로 보기엔 증거가 부족하다"고 말했다.
이날 재판에는 서 검사와 안 전 검사장 모두 출석하지 않았다.
앞서 서 검사는 안 전 검사장이 법무부 정책기획단장 시절 자신을 강제추행하고 법무부 검찰국장으로 승진한 뒤에는 보복 인사를 했다며 2018년 11월 소송을 제기했다.
그러나 안 전 검사장의 형사사건이 마무리될 때까지 변론은 미뤄졌고, 최근 안 전 검사장이 파기환송심에서 무죄를 확정받고 약 2년 반에 첫 재판이 열렸다.
안 전 검사장은 서 검사의 성추행 폭로를 막으려고 인사보복을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으나 무죄 판결이 확정됐다. 성추행 혐의는 공소시효가 지나 기소되지 않았다.
이에 서 검사 측은 민사소송 변론에서 "안 전 검사장의 추행 사실은 이미 형사재판에서도 충분히 인정됐다"며 안 전 검사장에게 배상 책임이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안 전 검사장 관련 의혹은 서 검사가 2018년 1월 성추행 피해를 폭로하면서 알려졌다. 서 검사의 폭로는 '미투(Me too·나도 피해자다) 운동'을 촉발하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