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이슈 칼럼] 세종시, 주민 기만하며 설치하는 쓰레기 소각장 '불통 행정의 끝판왕'

2021-05-09 16:18

 ▲국민의힘/박용희 세종시의원

신록이 눈부신 봄날에 우울함 가득한 나날이다. 코로나19가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아 피로감과 스트레스로 시민 모두가 하루하루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는데, 세종시 공직자들의 부동산 투기 뉴스가 전국을 강타해서 세종시민들의 자존감을 크게 떨어뜨리고 있다.

세종시의 태생은 국가 균형발전이라는 명분을 갖고 있는 도시로서, 현재 세종시민들의 최고 염원은 국회가 이전되어 행정수도로서의 면모를 갖추는 일일 것이다. 그렇지만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듯 새어나오는 말들만 무성하지 좀처럼 진전이 없어 안타깝기만 하다.

최근 코로나로 인해 집회·시위를 자제해 왔었던 시민들이 도저히 참을 수 없을 정도로 사건이라고 할 수 밖에 없는 이춘희 세종시 집행부의 행정에 울분 섞인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부동산 투기는 물론, 주민 의사에 반하는 쓰레기 소각장을 북부권역에 설치하는 것에 대해서도 주민들은 거센 저항을 보이면서 집행부의 절차하자에 많은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현재 세종시 북부권역에 추진되고 있는 이른바 '친환경종합타운' 건립 계획은 2017년부터 시작되었다. 애초. 월산공단에 계획됐었지만, 세종시와 LH, 행복청은 협의를 통해 LH가 세종시에 1660억원을 제공키로 하고, 세종시는 쓰레기 소각장을 통합하여 건설하기로 계획을 변경하게 되었다.

LH의 속셈은 며칠 전 발표된 6생활권에 아파트 1만3천호 건설계획이 발표되면서 드러나게 되었다. 땅값 비싼 신도심에 쓰레기 소각장을 건립하기 보다는 아파트 건설을 하는 것이 더욱 큰 이익을 얻을 수 있기 때문에 LH는 꼼수를 부렸고, 사실상 재정난을 겪으며 천 억 이상의 지방채를 발행한 세종시는 눈감고 받아준 것으로 해석 할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LH와 행복청, 세종시 때문에 전동면을 비롯한 북부권역 주민들은 “아닌 밤중에 홍두깨” 격으로 혐오시설인 쓰레기 소각장을 곁에 두어야 할 처지에 놓이게 되었다. 2017년에 LH와 행복청과 협정을 할 때에도 비밀리에 하더니, 2020년에는 쓰레기 소각장의 입지가 결정되기도 전에 애초에 거론된 6-1생활권역의 용도를 연구단지로 변경했다.

그리고 2021년에는 또다시 아파트 건립을 발표했다. 재정에 허덕이다 보니 멋대로 행정을 자행하는 모습이다. 쓰레기 소각장 설치 지역으로 추진되고 있는 전동면 송성리의 응모신청은 과연 정당한 절차를 밟았는지 살펴봐야 한다. 주민들은 반발하고 있는데, 이를 무시한 채 추진하는 것은 정당하지 않다고 판단된다.

많은 의혹들과 절차상의 하자가 내포돼 있는 이 같은 문제의 해소가 선행되지 않는다면 지금보다도 더욱 강력한 주민들의 저항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무엇보다, 세종시는 쓰레기 소각장 입지선정 동의절차에 있어 터전을 가꾸며 살아가는 원주민들을 배척하고 추진한 점이 가장 큰 문제다. 해당 지역 주민들과 인근지역 주민들은 사전에 사업설명도 듣지 못했다고 한다. 그렇다면 세종시의 “시민주권 특별자치시 행정수도 세종”이라는 시정운영 기조 문구는 문제가 있는 것이다.

주권이 시민에게 있다고 말만 앞서는 이춘희 집행부가 아닌지 되려 묻고 싶다. 북부권역 주민들은 그동안 공공행정기관이 신도심으로 이전되고, 그것들을 대체할 만한 공공기관이 들어서지 않아 상대적 박탈감은 물론 허탈한 심정을 겨우 잠재우고 있는 상황에 처해 있는데 이제는 대놓고 북부권역 주민들을 홀대하는 작금의 현실에 상상이상의 분노를 금치 못하고 있다.

입지선정위원회가 있던 날 북부권역 주민들이 쓰레기 소각장 건립에 대한 반대 시위를 벌였다. 그것은 대대손손 물려줄 터전에 쓰레기 소각장이 들어선다는 청천벽력의 소식을 듣고 후손들을 위해 할 수 있었던 최선이었다.

'결사반대'라는 붉은 띠를 매고 구호를 외치는 시골 노인들의 모습에 눈물겨울 정도로 안타깝기만하다.

세종시는 절차 하자와 불통 행정을 펴고 있는 시민들의 엄중한 분노를 직시해야 한다. 시민들의 알권리를 기만하며 사회적 합의를 이루지 못하고 절차상 하자 투성이 정책은 사업을 시작하기 전부터 사업 완료 이후에도 시민들 간의 갈등과 혼란은 끊이지 않을 것이다.